지난 18일 런 회장은 광둥성 선전의 본사에서 일본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고 아사히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19일 보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조치에 대해 “화웨이는 법률에 저촉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며 5세대(5G) 이동통신 시스템 정비 분야에서 미국이 요청해도 갈 생각이 없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국제적인 중재를 통한 해결방안을 모색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맞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문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미국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한 ZTE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 회장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의 수출금지 조치로 반도체 등 고성능 부품의 조달처를 변경하는 문제에 대해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며 미국의 제재 강화에 대비해왔음을 강조했다. 그는 “2015년쯤 전부터 배제 움직임이 보여 미국과 싸워야 한다는 예감을 갖고 조용히 준비해왔다”면서 “자체생산 및 미국 밖에서의 조달 능력이 강화돼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일본 언론을 일부러 초청한 이유에 대해 런 회장은 “도요타자동차 퇴직자를 영입해 품질관리 노하우를 배웠다”고 소개하며 “일본 기업과는 상호보완성이 매우 강한 만큼 협력관계를 한층 심화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일본 기업에서 스마트폰 부품 등 연간 7,000억엔(약 7조6,000억원) 규모를 수입한다.
한편 화웨이와의 거래제한으로 관련 미국 기업의 수입까지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제한을 일부 축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외신들은 그간 미국의 조치로 실리콘밸리 등 미국 기업들이 110억달러(약 13조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미국 상무부는 미국 내 기존 네트워크 운용과 장비의 중단을 막기 위해 예외적으로 임시 일반면허 발급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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