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카메라용 교환렌즈 전문기업인 삼양옵틱스의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매각에 성공하면 사모펀드(PEF) VIG파트너스는 5배에 달하는 투자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PEF 및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SI) 등이 VIG파트너스에 인수 의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VIG는 지난 2013년 삼양옵틱스의 지분 100%를 680억원에 인수했다. 1972년 설립한 삼양옵틱스는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1990년대 말부터 부침을 겪었다. VIG는 인수 이후 수익을 내는 교환렌즈 사업에만 집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DSLR에 주로 사용되는 MF(수동식·Manual Focus) 제품에 주력해오다 지난해부터는 미러리스 용인 AF(자동식·Auto Fucous) 제품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VIG는 2017년 6월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지분 40%를 매각해 668억원을 벌어 원금을 훌쩍 넘는 금액을 회수했다. ING생명을 인수했던 MBK파트너스에 이어 국내 PEF 중에는 두 번째로 상장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사례다. 배당금과 리파이낸싱(재차입) 등으로 4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회수한 것을 계산하면 투자수익률배수(MOIC) 2.5배에 달한다.
VIG파트너서 관계자는 “투자원금 대비 2.5배에 달하는 금액을 회수했을 만큼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회사”라며 “제값을 받지 않으면 굳이 급하게 팔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는 삼양옵틱스는 당기순이익을 배당하는 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기업가치(EV)를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배수는 7.61배다. 시가총액은 1,420억원(5월 24일 종가 기준). 단순 지분율(59.77%)로만 따진 몸 값만도 850억원에 달한다. 20~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이면 매각가는 1,000억~1,100억원까지 치솟는다. EBITDA 배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면 몸값이 더 뛴다. 10배 땐 1,700억원에 육박하고 12배를 적용하면 2,000억원도 넘어선다. VIG의 지분 59.77%를 인수하기 위해선 1,000억원에서 1,200억원까지 필요하단 얘기다.
1,000억원이 넘는 금액에 지분을 팔면 VIG는 삼양옵틱스를 통해 MOIC 5배라는 ‘잭팟’을 터뜨린다. 통상 MOIC 2배는 PEF의 성과를 판가름하는 지표인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 셈이다. 매각에 성공하면 하반기에 출범 예정인 8,500억원 규모의 4호 펀드 모집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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