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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국제금융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 관계자들이 전광판을 통해 주식거래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0.69%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9% 각각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5주 연속 하락했다. 2011년 이후 가장 긴 주간 연속 하락이다.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주요 경제지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사퇴발표 여파, 국제유가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다소 누그러뜨리는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농민들에 대한 160억 달러 규모 보조금 지급 정책을 발표하면서 중국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으며, 화웨이 문제의 해법도 무역 합의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신속히 해결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화웨이 문제를 무역 합의에 포함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떤 의미로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최근 화웨이 문제와 관련해서 계속 분명한 입장을 밝혀 왔다”면서 “미국은 국가 역량을 동원해 다른 국가의 기업을 압박하는 행위를 중단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언론인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양국이 궁극적으로 합의하겠지만, 지금은 양측이 합의할 만큼 충분히 타격을 받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갈등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을 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따라 주가가 등락하는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의 정치 상황도 불확실해졌다. 메이 영국 총리는 다음달 7일 보수당 대표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총리직에서 사임한다는 의미다. 영국의 조기 총선 실시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추가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브렉시트 향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6.9bp(1bp=0.01%포인트) 내렸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7.1bp,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bp 떨어졌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무역 긴장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는 커진다. 특히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잇따라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미 국채 상승 랠리에 가속도가 붙었다. 미국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와드 맥카시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긴장이 더 고조될수록, 협상이 더 길어질수록 불확실성은 많아진다”며 “미국 투자 지출이 더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0.43% 내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속에서도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괜찮을 것이라는 기대가 최근에는 우려로 바뀌면서 달러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지난 4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는 감소했고, 시장 예상에도 소폭 못 미쳤다. 기업들의 투자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거의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미국 경제가 가파른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는 신호가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안전통화 선호 속에서 엔화와 스위스 프랑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 때 엔이나 프랑이 다른 자산보다 가치를 잘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투자자들은 이들 안전통화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메이 영국 총리가 6월 7일 사임 의사를 밝힌 뒤 파운드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파운드-달러는 결국 0.47% 올라 1.27달러 선을 회복했다.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에 위치한 원유 시추기 /로이터연합뉴스




◇원유시장

지난주 원유가격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중동 정세 등에 반응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한 주간 6.8% 내렸다. 미·중 무역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원유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직격탄을 날렸다.

이란 등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정이 소폭 완화한 것은 유가에 외려 독이 됐다. 그간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우려가 유가를 밀어 올렸으나, 미국 정부가 협상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강경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공급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되레 유가 하락세에 불을 붙인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줘 원유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불안감이 고조된 결과다.

그러나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우려와 무역전쟁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어 유가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독일계 은행 코메르츠방크는 “공급 위축도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란 수출은 줄었고 러시아의 원유 수출도 품질 문제로 인해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감산 유지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번 유가 폭락 이후에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을 늘릴 의사를 유지할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UPI연합뉴스


◇주간전망(27~31일)

이번 주 뉴욕증시는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주가 하락 압력이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유럽연합(EU) 선거 결과와 메이 영국 총리 사퇴발표 이후 영국 정국 등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중 간 무역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 투자심리는 한껏 위축된 상황이다. 양국 정상이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전에 양국의 대화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 등 주요 인사의 발언 내용에 따라 주가가 출렁대는 예상하기 힘든 시장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까지 일본 순방에 나선다. 무역협상 관련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무역전쟁 우려 속에 경제지표도 부진해 경기 둔화 우려도 다시 커졌다. 지난주 마킷이 발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09년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4월 내구재수주 지표도 부진했다. 지표 부진으로 JP모건은 1·4분기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25%에서 1%로 내폭 낮췄다. 이에 따라 이번 주 발표될 경제지표에 대한 민감도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이번 주는 1·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수정치가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속보치 3.2%보다 떨어진 3.0% 성장률을 예상했다. 4월 개인소비지출(PCE) 및 개인 소득 지표와 5월 소비자신뢰지수 등도 나온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들인 만큼 부진할 경우 증시의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

중국의 5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 등 중국 지표도 민감한 재료다. 4월 수출이 예상과 달리 감소하는 등 최근 경제지표가 다시 부진해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영국과 유럽의 정치 상황도 주목해야 한다. 영국 메이 총리는 다음 달 6일 보수당 당대표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총리직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다. 투자 전문지 배런스 등 주요 외신에서는 메이 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들이 대부분 브렉시트 강령론자라고 분석했다. 향후 브렉시트 전개 상황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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