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아시아 최초 제조유통일괄형(SPA) 슈즈 브랜드 슈펜은 가성비를 갖춘 여름용 신발로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뒤축이 없는 ‘로퍼’를 뜻하는 ‘블로퍼’와 발뒤꿈치 부분만 끈으로 디자인된 ‘슬링백’ 등이 지난해에 이어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슈펜은 대부분의 제품가격을 3만원대 미만으로 책정했다. 저렴한 가격과 함께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을 발 빠르게 적용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슈펜이 저렴한 가격으로 신발을 공급할 수 있는 배경에는 전 세계 60개 생산기지를 돌아다니는 디자이너 출신 MD들의 글로벌 소싱 능력이 있다. 이들은 상품의 품질을 직접 확인하고 직소싱을 통해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 가격 거품을 줄였다.
현재 슈펜의 MD 및 소싱 인원은 20여명이다. 이들이 질 좋은 상품을 구하기 위해 6년간 비행한 거리는 총 665만㎞에 달한다. 이는 지구를 144바퀴 비행할 수 있는 거리다.
그 결과 론칭 이래 6년간 슈펜이 국내에서 판매한 신발은 총 3,300만족에 달한다. 누적 판매된 신발을 쌓아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 높이의 900배에 이른다. 일렬로 줄을 세우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열두 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출근길 착장 조사, 고객 신발장 조사 등 면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핫한’ 디자인을 재빠르게 파악하기도 한다. 전체 신발 판매량 중 베이직 스니커즈의 비중이 30%를 넘고 시즌에 맞춰 출시되는 샌들류 및 겨울 룸 슈즈, 컬래버레이션 상품 등이 나머지 70%를 차지한다.
슈펜은 론칭 후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연 매출 1,600억원 규모의 슈즈 SPA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매장 수는 50개로 늘어났다. 이랜드그룹은 스파오·미쏘·후아유 등 의류 SPA 브랜드뿐 아니라 신발 및 잡화·액세서리까지 전 영역에 걸쳐 SPA 브랜드를 기반으로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슈펜은 슈즈·잡화 전문 SPA 브랜딩에 초점을 맞춰 상품을 설계하고 2035세대가 출근할 때 부담 없게 신을 수 있는 직장인 출근 구두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이슈로 떠오른 신발까지 한 매장에서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슈펜 관계자는 “6년간 다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맞춰 상품의 라인업을 다양화한 것이 슈펜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고객 조사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활용한 상품을 최단 기간에 현장에 선보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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