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가 허가취소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으면서 인보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오롱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상시험부터 최종 허가까지 동일한 성분으로 진행한 만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인보사를 투여한 국내 환자 3,700여명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한 것과 관련해 인보사를 구성하는 제1액과 제2액 중 제2액의 성분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로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가 당시 제출한 서류에는 연골세포로 명시했지만 실제로는 신장세포가 들어간 의약품을 제조했다는 얘기다.
논란이 되는 것은 신장세포의 유해성이다. 인보사 제2액에 쓰인 신장세포는 태아에서 유래한 신장세포(GP2-293세포)다. 인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세포에 유전자 조작을 가한 것이어서 학계에서는 종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코오롱과 식약처는 임상시험 단계부터 신장세포 성분이었던 만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인체에 유해할 정도로 인보사의 신장세포에 결격사유가 있었다면 이미 임상시험에서 문제점이 드러났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의료계도 임상시험에서 인체 유해성이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인보사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임상시험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 뒤 동물을 상대로 전임상을 실시한다. 이어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을 한다. 마지막으로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한 뒤 의약품 규제당국에 판매허가를 신청한다. 의약품은 여러 단계에 걸쳐 안전성을 중점적으로 검증하기 때문에 인보사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이미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오롱은 인보사를 개발하면서 중복 환자를 포함해 250명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인보사 출시 후 국내 의료기관에서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는 모두 3,707명이다.
강석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자체 실험에서 인보사 제2액의 신장세포가 44일 이내에 완전히 소멸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다만 과학적으로 어떠한 것도 100% 확신할 수는 없으므로 장기 추적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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