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해 “통신장비 공급자가 많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거래제한 조치로 전세계 5G 시장에서 화웨이가 배제될 경우 경쟁도 함께 줄어들게 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줄리언 고먼 GSMA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28일 서울 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아태지역(APAC) 5G 최고경영자회의’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공급자가 많아져야 경쟁도 많다는 것이 GSMA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GSMA는 전세계 750여개 이동통신사가 모인 단체다. GSMA는 지난 2월에도 미국이 화웨이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유럽연합(EU)에 “장비 공급업체간 치열한 경쟁은 유럽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경쟁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서신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GSMA가 주최하는 글로벌 이동통신 박람회(MWC)의 메인 스폰서가 화웨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입장 역시 지난 2월 서신 내용과 같은 기조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고먼 대표는 5G 최고경영자회의에서 화웨이가 이슈에 오르는 것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회의에서) 화웨이와 같은 장비 공급자와 수요자와의 관계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화웨이 제재가 구체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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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가 전세계 5G 도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엔 “화웨이가 유일한 공급자 혹은 선택지가 아니기 때문에 현 상황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기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고먼 대표는 국내 5G 상용화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 회의를 진행한 이유는 정부와 기업간 협력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점을 배우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오는 2025년 한국 국민의 60%가 5G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GSMA에선 같은 시기 전세계 5G 보급이 15% 수준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며 “한국의 리더십과 민관협력을 통한 발전은 굉장히 뛰어나다”라고 덧붙였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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