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000100)과 부광약품이 투자한 메디파트너가 제일병원 인수전에 뛰어든다. 서울의 요지에 위치한 제일병원을 인수한 뒤 개발하려는 부동산펀드도 공개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 1호 여성병원 인수전의 승자가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다음달 5일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제일병원의 인수의향자 선정을 위한 공개입찰을 진행한다. 매각대상은 제일병원 부지로 △서울시 중구 묵정동 1-17 외 11개 필지 △제일병원 여성암센터 등 9개 건물이다. 공개입찰 이후 이르면 12일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개입찰로 사실상 인수 후보가 결정된 뒤 12일께 우선협상대상자가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수순으로 매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제일의료재단은 병원 부지를 부동산펀드에 매각할 계획이었다. 쌓인 채무를 갚고 남은 금액으로 대체부지에 병원 건물을 옮기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부지 등 병원 자산을 전부 처분해도 부채를 다 갚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병원의 전체 자산총액은 1,258억4,000만원이다. 반면 우리·신한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을 포함해 털어내야 할 채무 규모는 1,336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메디파트너 컨소시엄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예치과네트워크병원’으로 유명한 메디파트너는 의료기관 경영 컨설팅과 의료기기·의료정보 판매·수출입 등을 주요 사업영역으로 하는 회사다. 부광약품·유한양행 등 SI뿐만 아니라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투자자(FI)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연세대학교의료원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유한양행을 통해 세브란스병원도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연분만 철학을 마지막까지 고수하고 있는 제일병원이 개발업자 손에 들어가 오피스텔로 바뀌는 것은 사회적 손실”이라고 평가했다. 메디파트너 컨소시엄은 제일병원을 분만에 특화한 전문병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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