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실리콘밸리 소재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마케팅 스타트업에 100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올해 초 디지털 마케팅 상장사 인크로스(216050) 인수 등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생태계에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7월쯤 미국 실리콘밸리의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업 몰로코(MOLOCO)에 총 100억원 규모 투자를 끝낼 계획이다.
지난해 말 50억원 투자에 이은 50억원의 추가 투자다. 이번 투자는 삼성벤처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국내 대형 벤처캐피탈(VC)이 함께 진행한다. 몰로코의 기업가치(포스트밸류·Post value)는 1억400만달러(약 1,238억원) 규모다.
몰로코는 안익진 대표 등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본사 직원 출신들이 만든 스타트업이다. 안 대표는 초창기 유튜브와 구글 안드로이드 데이터 총괄을 맡는 등 구글 본사에서도 핵심 요직에 있었다. 몰로코는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플래폼에 특화한 기업이다.
SK텔레콤은 5G 시대를 맞아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에 투자·인수합병(M&A)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콘텐츠 시장 진입에 적극적이다.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국내 2위 유선방송 사업자 티브로드와 합병을 결정했다. 지상파 방송사가 대주주로 있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푹(POOQ)에 지분투자를 했다. 지난 4월엔 디지털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를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535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인크로스는 동영상 매체를 묶어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광고 네트워크 다윈(Dawin)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5G 시대를 맞은 글로벌 경쟁사들과 같은 맥락이다. 북미 최대 이동통신사 AT&T는 전통적인 콘텐츠 기업 워너미디어(구 타임워너)와 ‘왕좌의게임’으로 유명한 HBO를 850억 달러(101조원)에 인수했다. 특히 몰로코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북미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술 기업 앱넥서스를 16억 달러(1조8,000억원)에 지난해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앱넥서스는 온라인상 이용자 행태를 분석하고 최적의 광고주와 연결해주는 기술 기업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콘텐츠 기업 투자와 광고 분석 기술 기업 투자는 같은 맥락”이라며 “콘텐츠와 광고 기술 결합으로 서로 다른 사업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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