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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하고 참된, 참나무(오크) 이야기 [최정석의 우드아카데미]

오크나무가 있는 풍경




오크(참나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인기 있는 활엽수입니다. 때문에 많은 가정과 주변에서 볼 수 있죠. 일례로 외국 전원생활을 다룬 영화에서 나오는 집 앞 큰 나무에 매달린 그네라거나 나무 위의 오두막 같은 풍경을 보신 적 있을 겁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나무가 바로 오크(OAK)입니다.

올드팝 중에도 “노란색 리본을 떡갈나무에 달아주세요(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라는 유명한 곡이 있죠.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노랑 리본을 달던 그 나무가 바로 오래된 오크 나무랍니다. 정말 우리 삶 깊은 곳에 남아있는 나무인 것이 느껴지시죠?

지난번 시간에 한국의 혼을 담은 나무로 느티나무를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 우리네 마을 어귀에 자리 잡던 큰 느티나무의 그 의미를 외국에서는 오크(OAK)나무가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같은 오크에 대해서 지금부터 알아가 보겠습니다.

정말 나무답게(?) 생긴 오크나무죠.


우선 오크의 이름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살펴보죠. 나무를 영어로 ‘트리(Tree)’라고 하는데, 트리는 본래 오크(OAK)를 뜻하는 고대 인도 유럽어의 ‘deru, daru’에서 변화한 말입니다. deru, daru라는 단어는 단단하고(Firm), 견고하다(Solid)는 뜻을 품고 있죠. 또 진실과 참, 진짜라는 뜻을 가진 ‘트루(true)’라는 영단어도 오크를 뜻하는 ‘deru, daru’에서 파생한 말입니다. 진실이란 오크나무처럼 단단하고, 변하지 않으며, 믿을 수 있다는 의미죠.

즉, 오크는 참되고 진실된 나무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참나무라고 불립니다. 사실 참나무는 이름이 많은데, 떡갈나무나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등도 참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렵수의 총칭입니다. 즉 참나무란 특정 수종을 지칭하기보다는 약 600여 종의 나무 종류를 부르는 이름이죠.

잠깐 우리 민족이 참나무에 붙인 이름들의 어원을 살펴볼까요. 갈참나무란 늦가을 가장 늦게까지 잎이 달려있어 붙여진 이름이고 졸참나무란 잎과 열매가 가장 작고 볼품없다 해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떡을 쌀 때 쓰던 나뭇잎이라고 해서 떡갈나무라 부르기도 했고 나뭇잎이 짚신 밑창에 쓰였다고 해서 신갈나무, 껍질이 코르크나 굴피집 지분으로 쓰여서 굴참나무 등으로 이름을 붙였죠. 참 정겨운 작명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공=스튜디오삼익/죽산목공소


참나무는 참(眞)이라는 말이 쓰인 것처럼 용도와 쓸모 또한 참으로 많고 고마운 나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기가 적고, 오래 타기 때문에 장작으로도 사랑받았고, ‘참숯’이라고 불리며 숯으로도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가구, 목자재로 큰 역할을 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죠. 서양에서는 포도주나 위스키를 숙성하는 나무통, 즉 오크통으로 많이 쓰였습니다. 수종에 따라서 오크는 꽤 괜찮은 향기가 나는 경우가 많아 숙성용 저장 통으로도 사랑받아왔죠. 또 범선시대에는 군함의 선체재료로도 쓰였는데, 목재의 질이 좋아 포탄 피격 시 파손이 적다고 합니다. 표고버섯농사에도 쓰이고 도토리나 밤이 열리기도 하고(밤나무는 따로 밤나무라고 불리지만 사실 참나무의 일종입니다) 일부 참나무에서는 수피가 코르크로 쓰이기도 합니다. 참. 다재다능한 참나무, 오크나무죠?

이렇게 사랑받는 나무이다 보니 가구, 인테리어 자재로도 많이 활용되어 월넛과 함께 가장 쓰임이 많은 수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 시장에 판매하는 가구의 색상중 가장 많은 색상이 오크컬러, 월넛일 겁니다. 오크와 월넛은 수종의 이름인데 컬러의 대명사로도 쓰일 만큼 많이 쓰이는 것이죠.



특히 북미산 하드우드(American Hardwood)의 대표수종으로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레드오크(Red Oak), 화이트오크(white Oak)로 불리며 바닥재, 가구재, 건축인테리어재로 명성을 떨쳐왔습니다. 한때는 가장아름다운 오크로 북미산 레드오크를 칭하기도 하였습니다만 화이트 오크가 부족한 외모나 특성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가격만 보면 오히려 화이트오크가 좀 더 비쌉니다. 화이트오크는 나무결이 더 길고 직선으로 가지런히 정돈돼 있어 통일감 있고 더 단단하고 내구성이 있습니다. 강도가 좋고 부식에 강해서 마루, 가구 외에 아웃도어 가구에도 적합합니다. 반면 레드오크는 비교적 결이 짧고 소용돌이 패턴을 더 많이 가지고 있어 화려한 느낌을 줍니다. 다만 실내바닥과 가구에만 적합하죠. 또 빠르게 성장하고 미국 전역에 분포돼 있어 비교적 저렴합니다. 업계의 표준 수종인 셈이죠.

제공=스튜디오삼익/죽산목공소


제공=스튜디오삼익/죽산목공소


이 오크는 결이 좋은 활엽수인만큼 건조도 어렵고, 건조 후 변형도 많이 올 수 있는 나무입니다. 가공이 여간 까다롭지 않죠. 하지만 강도도 강하고 나무의 질이 좋아 활용가치가 높으니 다양하게 사용됩니다. 예를들면 무늬목으로도 많이 만들어져 많은 가구에 오크의 옷을 입혀주기도 하죠.

인테리어 트렌드에서 내추럴(Natural) 흐름이 시작되면 오크는 늘 기본으로 다뤄지는 나무입니다. 따뜻한 색감,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무늬결, 아마 흔히들 나무색이라고 막연하게 이야기한다면 그 나무색은 오크의 컬러를 지칭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최근 자연을 모티브로한 트렌드가 많아져서인지 스타벅스 테이블로도 많이 주문,납품되고 있습니다. 가격이 만만한 편은 아닙니다. 고급수종인데다, 심지어 가공도 어려운 고급수종이기에 침대의 기둥이나 식탁 다리에 오크 나무가 들어가면 가격은 일반 가정용 가구 중에 꽤 높은 가격을 형성하게 됩니다. 전체 오크 원목은 찾아보기도 쉽지 않죠.

서울역 엔제리너스에 자리잡고 있는 오크 우드슬랩 테이블, 제공=스튜디오삼익/죽산목공소


오랫동안 손때를 묻어가면서 쓰고픈 나무를 구하고 있으시고 또한 앞으로도 많이 바뀔 인테리어 트렌드에 무난히 어울릴 기본이 되는 고급나무를 찾으신다면 자신있게 ‘오크(Oak)’를 권해드립니다.

■최정석은

나무를 사랑하는 20년 경력의 가구장이다. 온라인 인테리어 유통기업인 ‘스튜디오삼익’의 대표이사이자 나무 애호가들 사이 명성 높은 ‘죽산목공소’와 ‘우드아카데미’의 마케터,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우드아카데미는 필자가 함께 배우고 강의하는 목재 수업의 이름이자 목재해부학 박사님이신 정연집 선생님을 중심으로 여러 강사진과 회원들이 배움을 나누는 터이다. 필자는 자신이 배운 지식들을 다시 나눈다는 마음을 담아 칼럼 제목을 ‘우드아카데미’로 지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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