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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투자·수출 총체적 난국...올부터 불황국면 진입할 것"

미래硏 "내년 성장률 1%대 추락"

수출 올 5.9%↓·내년엔 3.6%↓

실업률도 올 4.3%로 급증 예상





우리 성장률이 올해 2% 초반으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1%대로 추락한다는 국가미래연구소의 보고서는 충격적이다. 노동과 자본을 최대한 투입했을 때의 성장률(잠재성장률)이 2.7% 안팎(한국은행 추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불황’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경고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와의 경기논쟁에서 사실상 ‘판정승’을 거둔 연구소의 전망인 만큼 허투루 봐 넘기기 어렵다.

보고서를 총괄한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2일 본지 통화에서 “소비·투자·수출 등 경제의 모든 부분이 총체적인 난국”이라고 했다. 특히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민간소비 둔화가 성장률을 깎아먹을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미래연은 민간소비증가율이 올해 2.1%, 내년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증가율 2.8%를 크게 밑도는 수치이자 가장 최근 경제전망을 발표한 KDI(올해 2.2%, 내년 2.4%)보다도 낮다. 미래연은 “정부의 가계소득 증대정책에도 불구하고 낮은 성장률과 가계원리금 상환 부담, 승용차 판매 부진 등으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예상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출 및 투자부진→성장률 저하→가계의 실질구매력 감소→소비 부진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캐치프레이즈인 소득주도성장이 약발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투자 부진의 원인도 수출감소에서 찾았다. 수출부진과 중국 경기 하강, 글로벌 자산가격 하락 등이 기업의 투자 여력을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 경제를 홀로 이끌었던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석유화학 부문의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 부문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위축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연은 글로벌 경제 위축과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영향으로 지난해 7.8% 고성장하며 우리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이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5.9%, 3.6%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와 소비 감소는 고용에도 타격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고용쇼크의 반사효과(기저효과)로 신규 취업자 수가 올해 다소 증가하겠으나 실업률은 지난해 3.8%에서 올해 4.3%로 급상승할 것으로 미래연은 추정했다.



하지만 이런 전망조차 상당히 낙관적이라는 게 미래연의 분석이다. 김 교수는 “추경안이 이달 통과되더라도 성장률 제고 효과는 0.1%포인트 정도에 불과한 반면 미중 무역분쟁은 막대한 타격을 입힐 대형 악재”라고 말했다.

미래연은 미중 무역분쟁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경우 경제 성장률을 올해는 0.2%포인트에서 0.8%포인트, 내년에는 0.14%포인트~0.7%포인트 깎아먹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미중 갈등이 해결되지 못할 경우 우리 성장률은 좋게 봐도 올해 2.0%, 내년에는 1.7%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비관적으로 보면 올해는 1%대 후반, 내년에는 1%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일자리 확대 등 단기 처방보다는 신산업 분야 연구개발(R&D), 창업 활성화, 등 생산성을 높이는 부문에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불황국면에 진입한 우리와 달리 미국은 중장기적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2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기업투자 회복, 노동시장 호조, 생산성 제고에 힘입어 글로벌 위기 이후 1%대로 떨어졌던 미국이 잠재 성장률이 최근 2% 초반까지 상승했다”며 “미국이 최근 연 3%에 이르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도 잠재성장률 상승과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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