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의 WM센터가 관리하는 고객의 총 수신(지난해 말 기준)은 최근 1년간 약 12% 이상 증가했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난 2016년 말 PB 고객 진입요건을 자산 총액 2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추고 관리 자산 5,000만~2억원 고객에 해당하는 씨티 프라이어리티 등급을 신설했다. 가계당 예치한 금융자산이 5,000만원 이상이면 누구나 씨티은행의 일대일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덕분에 WM 고객 자산도 최근 1~2년 사이 빠른 속도로 늘었다.
씨티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비 자산가 그룹을 집중 관리해 VIP 고객을 선점하자는 취지로 PB 대상 고객군을 확대한 것”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와 리서치 역량을 바탕으로 설계한 모델 포트폴리오를 통해 맞춤형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문턱을 낮춘 덕분에 신규 고객 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여타 시중은행보다 한발 앞서 WM 사업에 공을 들여온 KEB하나은행도 2015년 ‘전 직원의 PB화’를 선언하며 PB 고객 기준을 금융자산 3,000만원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관리 고객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PB에게만 제공하던 전용 자산관리 시스템도 전 영업점에 배포하고 이듬해에는 고객별 투자 성향과 투자 이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하이로보’를 은행권 최초로 출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KEB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전년보다 21.5% 증가해 여타 시중은행을 크게 앞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 시대 이자이익의 성장성은 제한적인데 반해 WM, 투자은행(IB) 등을 통한 비이자이익의 성장잠재력은 여전히 크다”며 “디지털 강화로 WM 사업의 비용이 크게 절감된 만큼 관리 자산을 늘리기 위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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