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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 정부개입에 금융지주 外人 지분율 67%까지 뚝

[규제에 지쳐 한국 떠나는 외국인]

대출 옥죄고 금리인하 압박 건선성 개선에도 外人들 외면





해외 투자설명회(IR)를 다녀온 한 국내 금융지주 회장은 사석에서 “외국인 투자가들로부터 한국의 금융규제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는 항의 아닌 항의를 받느라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가 유치를 위해 직접 현장 세일즈에 나섰는데 막상 겪어 보니 국내 금융사 투자에 대한 인식이 너무 싸늘해 놀랐다고 한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은행 투자를 갈수록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높이며 글로벌 기준을 넘는 건전성을 확보했지만 대출금리나 수수료 인하 등 금융당국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외국인 투자가들을 등 돌리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 2017년 5월 말에 비해 일제히 감소했다. 신한지주는 올해 5월 말 기준 67.36%로 2년 전인 2017년(69.11%)에 비해 1.75%포인트 감소했다. 하나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73.01%에서 70.06%로 떨어졌다. KB금융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지분율이 70%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했지만 하반기 들어 하락하면서 지난달 말 기준 67.37%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가가 국내 금융권 투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문재인 정부 들어 정책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더 크게 다가오고 있어서다. 금융지주의 한 고위관계자는 “외국인 투자가를 대상으로 IR을 열 때마다 금리와 수수료에 개입하는 정부의 규제 정책에 대한 우려가 잇따른다”고 전했다. 당국은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며 가계대출 총량규제는 물론 은행 건전성 지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고 있고 대출금리의 일부인 가산금리에 대한 인하 압박도 당연시하고 있다. 해외 투자가들이 한국의 금융사들을 투자순위에서 빼는 이유다. 더구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 부담을 줄여준다는 명분하에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위적으로 인하하면서 카드사를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더구나 당국이 서민 지원을 위한 수단으로 금융을 활용하다 보니 은행들은 부실 가능성이 큰 중금리 대출 등 저(低)마진 금융 상품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내놓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올 하반기에도 각종 규제가 도입된다는 점이다. 우선 오는 7월부터 주택담보대출에 새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를 적용하는 금리 인하 방안이 은행권에 시행된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 등 4대 은행의 연간 이자이익만 최대 5,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직 시중은행장은 “금리 인상기에 은행이 돈을 벌도록 해야 나중에 기업부실이 나도 범퍼(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예대마진으로 이익을 많이 냈다고 욕을 할 게 아니라 벌어들인 이익 일부를 환원하도록 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부터 시행되는 예대율(예금에 대한 대출금 비율) 규제도 앞두고 있다. 예대율을 100% 이내로 관리해야 하는 은행은 새로운 규제에 따라 예대율을 계산할 때 가계대출은 위험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 적용하게 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대율을 낮추려면 중소기업대출 비중을 높이거나 정기예금 조달을 확 늘려야 한다”면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정기예금을 판매하면서 예금금리가 일시적으로 상승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 지표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지주는 글로벌 금융기관 수준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되레 외국인 투자가들이 빠져나가는 역설을 맞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 말 국내 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5.4%, 보통주자본비율은 13.33%, 보통주자본비율은 12.74%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기본자본비율 및 보통주자본비율은 0.08%포인트 오르고 총자본비율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모든 은행이 바젤Ⅲ 규제비율(10.5%)을 웃돌며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은행의 평균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상업은행 평균(14.42%)보다 높은 만큼 주주 배당을 확대해도 자본건전성에는 끄떡없다는 분석이다. 일부 금융지주들은 외국인 투자가의 이탈을 막기 위해 배당을 늘리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현금 배당액은 총 2조5,209억원으로 2016년(1조7,657억원)에 비해 43%나 급증했다. 몇 년간 주가가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외국인 주주를 중심으로 배당 요구가 거세져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재 20%대인 국내 대형 금융지주의 배당 성향이 3년 이내에 3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혁·서민우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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