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5일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투여 환자에 대한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3월 31일 식약처가 인보사에 대한 판매중지 명령을 내린 지 67일 만이다.
이 처장은 이날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보사 관련 허가 및 사후관리에 철저히 하지 못해 혼란과 심려를 끼친 점에 죄송하다”며 “환자 안전 대책 수립과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같이 밝혔다.
식약처는 안전관리 대책으로 앞으로 15년간 투여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한편 코오롱생명과학과는 환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보상안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이 처장은 “장기추적조사는 식약처와 산하기관인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되 비용 부담 등의 문제는 코오롱이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모든 인보사 투여 환자(438개 병원·3,707건)에 대한 등록 및 병·의원 방문을 통한 문진, 무릎 엑스레이, 혈액 및 관절강에서의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15년간 장기추적조사 하도록 했다. 15년의 장기추적조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유전자 치료제 투여 후 장기추적 가이드라인 중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환자는 등록 후 6개월 안에 1차 검진을 마치고, 매년 1회씩 10년 동안 관리를 받아야 한다. 나머지 5년은 문진 등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오는 14일까지 식약처에 이 같은 이행방안이 포함된 장기추적조사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장기추적조사 계획을 바탕으로 △환자 검진항목, 일정 등 구체적 이행방안 △환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의약품과의 인과관계 평가 기준 및 절차, 보상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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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식약처와 산하기관인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등록된 인보사 투여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부작용 현황을 조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연계해 투여 환자의 병력과 부작용 등을 분석하기로 했다. 환자 검사와 관리 등은 코오롱이 아닌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수행할 계획이다. 지난 4일 기준 현재 297개 의료기관, 1,303명의 환자 정보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시스템’에 등록된 상태다. 이 시스템은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의 장기추적 조사를 위한 환자등록 시스템이다. 미등록 환자 또는 보호자는 투여받은 병·의원을 방문 또는 연락해 등록해야 한다.
식약처는 인보사 사태를 계기로 허가·심사 단계에서의 신뢰성 검증 절차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약사법 개정을 통해 업체가 허가 신청 시 허위자료를 제출하거나 고의로 사실을 은폐한 경우 처벌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현행 약사법상 가장 높은 수준의 처벌인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받았으나 최근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로 드러났다. 식약처는 지난달 28일자로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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