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국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는 각각 구글과 아마존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이미 3차례에 걸쳐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반독점 과징금이 부과된 바 있으며 민주당의 대선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은 지난 3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행사에서 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해 기업분할과 반독점 규제를 촉구하며 전쟁을 선포했다.
자유시장경제의 선두주자인 미국은 일찍이 독과점 사업자로 인한 경쟁 저해와 새로운 혁신의 지연, 이에 따른 사회적 가치 및 부의 손실을 뿌리 깊게 인식하고 강력한 규제 장치를 마련해왔다. 가깝게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반독점 규제 사례부터 20세기 초 스탠더드오일을 34개 기업으로 조각내 석유산업을 건전한 경쟁구도로 재건했던 사례 등에서 반독점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한편 강력한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혁신은 영속할 것 같았던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지위를 바꿔 놓고 있다. 유통업의 거대 플랫폼이었던 월마트는 온라인 유통환경의 성장에 따라 아마존·알리바바 등에 지배적 지위를 넘겨줘야 했다. OS 시장을 평정하며 컴퓨터 제국을 구축한 MS 역시 모바일로 환경이 변화하면서 그 지위를 안드로이드·애플 등에 내줘야 했다. PC 생태계에서 선점효과를 충분히 구사했던 한국의 싸이월드, 미국의 마이스페이스 등 역시 이들의 지위는 페이스북으로 넘어갔다. 스마트폰의 기술혁신과 초고속 통신망의 발달은 정보유통과 광고플랫폼의 절대 강자인 구글·바이두·네이버 등의 트래픽을 유튜브·넷플릭스 등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이전시키고 있다.
독점적 지위의 플랫폼 사업자는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로 기하급수적 성장을 지속할 듯 보이기도 한다. 성장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갈수록 유리한 고지를 공고히 하며 무한 성장을 지속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더불어 4차산업 혁명기를 논하는 현시대에 인공지능(AI)의 고도화와 성장할수록 더욱더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자는 그야말로 불사조처럼 보이기도 한다. ‘구글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앞서 살펴본 두 가지 요인, 자유시장경제에서의 필연적인 반독점 규제와 강력한 산업혁신은 거대 플랫폼 제국의 영원한 1등은 허락하지 않는다. 새로운 삼성전자, 새로운 구글 등을 찾는 촉매임이 분명해 보인다.
또 클라우드 혁명의 시대는 최근 들어 미국 시가총액 상위 1위 기업을 애플·구글에서 MS와 아마존으로 또 한 번 역전시켜놓았다. 클라우드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크, 5세대(5G)의 초 연결사회로의 산업혁신은 미중 무역전쟁, 유로존 위기 등 질곡의 순간에도 변화에 적응하며 혁신 성장의 기회로 삼는 기업들의 태동을 알리고 있다. 대변혁의 시기, 수많은 신흥 강자들의 등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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