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스타트업 강국인 핀란드에서 민·관의 ‘혁신성장’을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핀란드는 대기업에 치우친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기술창업 주도 성장을 이룬 국가로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혁신성장과 방향이 같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핀란드 국빈방문 기간(6.9.~6.11)인 11일 ‘개방형 혁신을 통해 혁신성장의 미래를 본다’는 주제로 ‘2019 한-핀 스타트업 서밋’을 핀란드와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스타트업 서밋은 중기부를 비롯해 양국의 기관과 기업이 혁신생태계에 대해 논의하고 협력방안을 찾는 자리다. 우리나라와 핀란드의 정상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에서 유망 스타트업과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 중견 및 중소기업 130여곳이 참가했다.
핀란드에서 이 행사가 개최된 이유는 핀란드가 우리나라의 국정 철학과 맞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대표적인 IT기업인 노키아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한 때 노키아는 핀란드 국민총생산의 24%까지 담당했다. 이 때문에 노키아의 무선사업부 매각 이후 대량 실업과 경기 침체가 불가피했다. 핀란드는 이를 계기로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기술창업 주도의 성장을 도모했고 현재 스타트업 강국으로 부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커톤’ 대회 참가자를 격려하고 ‘혁신성장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해커톤은 해커(hacker)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다. 개발자·기획자·디자이너 등이 모여 팀을 구성해 마라톤을 하듯 긴 시간 동안 아이디어 창출, 기획, 프로그래밍을 통해 결과물을 만드는 경진대회다. 60여명의 양국 대학생이 무박 2일간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친환경 미래형 도시’라는 해커톤 대회 미션을 직접 제시했다. 이 주제는 미래의 혁신성장에서 환경이 중요하다는 양국의 공통된 인식에서 나왔다. 한국은 미세먼지로 대표되는 환경문제를 혁신기술로 어떻게 해결할지를 과제로 떠안았다. 핀란드는 버려진 항구였던 ‘칼라사타마’를 신기술이 집약된 스마트시티로 개발했다.
혁신성장 포럼에서 양국 정상은 자국의 우수한 창업 생태계를 홍보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리스토 실라즈마 노키아 의장은 노키아의 위기 극복 방안과 이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 스타트업 스페클립스의 변성현 대표도 발표자로 나섰다. 이 회사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헬스케어 미디어 메드테크 아웃룩이 선정한 ‘2018 피부과 솔루션’ 분야 10대 기업으로 선정됐다.
‘스타트업 쇼케이스’는 혁신성장과 개방혁신을 주제로 열린 전시행사다. ‘혁신성장관’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등 혁신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 전시를 주도했다. ‘개방형혁신관’은 삼성전자, 현대차, 휴맥스(1세대 벤처) 등 3개사가 꾸몄다.
이와 함께 이번 서밋에서는 혁신창업 활성화를 위한 양국의 지원기관 협력체계가 구축됐다. 스타트업 공동 기업설명회와 상담회도 열려 각국 기업의 다양한 정보가 공유됐다.
중기부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한 대통령의 순방 행사를 처음으로 주관했다. 박영선 장관은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처음으로 경제사절단을 구성해 대통령 순방을 동행했다는 점 자체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며 “중기부와 중소기업·스타트업이 세계 스타트업 각축장에서 실질적 성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