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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깜깜이 리스부채까지..'아시아나 매각' 더 꼬이나

기존 운용리스→금융리스로 분류

리스부채 늘었지만 이자율 명시안해

해마다 1,000억 이상 부담질수도

구주인수·신주발행·이자 '고차함수'





올해 새로 편입된 아시아나항공의 금융리스 부채가 매각의 새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추가됐지만 금리나 조건 등을 알 수 없는 ‘깜깜이’ 부채인데다 이자 부담도 급격히 늘어 국내 대기업의 인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경영권 인수와 자본확충에만 최소 1조5,000억원의 금액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해마다 1,000억원이 넘는 이자 부담까지 추가로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아시아나항공은 기존에 운용리스로 분류해오던 1조5,002억원을 금융리스로 분류해 리스부채에 새로 편입시켰다. 지난해 말 1조4,154억원에 불과했던 리스부채는 3조8,774억원으로, 7조979억원이던 부채총계는 9조7,032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부채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올해부터 새 리스 회계기준서(IFRS16)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항공사의 경우 운용리스와 금융리스를 구분해 재무제표에 반영해왔다. 정비에 필요한 충당부채만 반영해왔지만 올해부터는 모두 부채로 분류해야 하는 탓에 규모가 2조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대한항공도 1조5,925억원의 운용리스를 부채에 반영하면서 리스부채가 7조4,866억원에서 9조74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문제는 새롭게 편입된 아시아나항공 리스부채의 이자 부담 등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통상 리스부채의 경우 3개월간 리보(Libor)나 유리보(Euribo) 금리에 일정 가산금리를 더한 변동금리를 적용하거나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만큼 누구나 쉽게 이자 부담을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1·4분기 재무제표를 통해 이들 리스부채의 이자율을 ‘증분차입이자율’로 표기했다. 증분차입이자율이란 리스의 내재이자율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 비슷한 다른 자산을 획득하기 위해 돈을 빌릴 때의 이자율을 대신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새로 편입된 리스부채의 이자율을 4.06% 고정금리로 재무제표에 기록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리스부채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IB 담당 고위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중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기업어음(CP), 회사채 등은 신용도가 높은 기업이 새 주인이 되면 금리를 낮출 수 있지만 리스부채는 금리나 조건 등을 바꿀 수 없는데다 만기까지 긴 부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아시아나항공의 리스부채 이자 부담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4·4분기 98억원에 불과했던 리스부채 이자 부담은 1·4분기 40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장단기 차입금과 사채 등에 지불하는 이자(264억원)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매 분기 이 정도 수준의 부담을 져야 한다고 가정하면 올해에만 1,600억원의 돈을 리스부채의 이자를 내는 데만 써야 하는 셈이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리스부채도 1조6,72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전체 리스부채의 43.1%에 달하는 비중이다. 대한항공은 1년 이내 만기 도래 리스부채 비중이 16.6%(1조5,043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4·4분기(2,702억원)와 비교하면 갚아야 할 돈이 6배나 증가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고차함수”라며 “금호산업이 쥐고 있는 구주 인수 부담도 줄이지 못한 상황에서 신주 발행 부담도 커지고 향후 이자 부담으로 순이익도 안 좋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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