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고 있다. 지난 5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어렵게 형성된 글로벌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5월10일 2,000억달러 규모의 대중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으며 같은 날 나머지 3,000억달러 규모에 대한 25% 관세 부과 계획도 내놓았다. 중국 정부 역시 5월13일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5~10%에서 5~25%로 차등 인상해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후 금융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고 신흥국 통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6월 금융시장은 5월과 달리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구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2.1% 선이 붕괴되는 등 비관론이 전반적으로 우세하지만 6월에는 6일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회의를 비롯해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9~20일 일본중앙은행(BOJ) 등에서 중요한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며 이어 20~21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28~29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굵직굵직한 정책 이벤트도 예정돼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우선 첫 번째로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강화된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Ⅲ)안을 포함한 부양 해법을 들고 나왔다. 최근 공개된 반기 금융안정 보고서를 보면 ECB 관계자들은 무역긴장 고조 및 불투명한 경제전망이 금융시장에 초래할 악영향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10월 임기가 끝나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 대한 기대도 가져볼 만하다.
FOMC에 거는 기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초 슈퍼 비둘기로 전환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기하강 리스크가 커질 경우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해 내놓을 카드가 적지 않다.
또 6월 정책 이벤트의 절정은 G20에서 미 중 정상 간의 만남이 이뤄질지 여부다. 현재로서는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질지 아직 미지수이지만 정치는 모르는 법이다.
여기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과연 주요국 정책당국자들이 경기하강 국면에서 재점화된 미중 무역분쟁발 실질적 경기침체 위협을 넋 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까. 또 문제의 당사자들 역시 진정 파국을 선택할까.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 내재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90%대를 넘어섰다는 것은 무역분쟁에 따른 시장의 실망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또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당국자들은 연초 이후 이에 화답할 준비가 돼 있음을 꾸준히 밝혀왔다. 따라서 글로벌 경제가 ‘레이트 사이클(경기 확장 후반부)’의 연장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6월에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권고한다. 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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