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정보업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01.94포인트(0.39%) 오른 2만 6,106.7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80포인트(0.41%) 오른 2,891.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4.41포인트(0.57%) 오른 7,837.1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오만해 유조선 피습에 따른 국제 유가 움직임과 미·중 무역전쟁,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이날 걸프 해역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에서 석유제품을 실은 대형 유조선 2척이 공격받았다. 해당 지역은 미국과 이란 갈등으로 봉쇄 위협이 종종 제기되는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한 곳이다.
특히 미국이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해 공개적인 비판에 나서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한층 더 고조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격 책임이 이란에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항해의 자유를 해치고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이란 공격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란을 방문해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만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란과) 합의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은 이번 공격과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연관설을 부인했다.
중동 긴장은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지만, 이날 증시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하락세를 지속했던 유가가 오르면서 에너지주 강세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증시를 짓눌렀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만일 미국이 자기 고집만 부리면서 계속 무역 마찰을 격화시킨다면 우리는 끝까지 따라가 주겠다”면서 “중대 원칙적 문제와 관련해서는 결코 양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과 협상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비쳤지만 중국이 연초 합의했던 대로 중요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합의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전기차 모델 3에 들어가는 중국산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면제해달라는 테슬라 요청을 거부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1.25% 뛰면서 장을 이끌었다. 커뮤니케이션도 1.14% 올랐다. 수입물가 외에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보다 3,000 명 늘어난 22만 2,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21만 5,000명도 상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놓을 메시지가 시장의 방향성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 기금 금리 선물 시장은 내주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29.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57% 하락한 15.82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2%대 오름세를 보였다. 오만 해상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급 차질’ 변수가 부각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2%(1.14달러) 상승한 52.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53%(1.52달러) 오른 61.49달러에 거래됐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감이 유가를 끌어올렸지만, 최근 낙폭이 가팔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상승폭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WTI와 브렌트유 선물은 한때 4%대 치솟았다가, 2%대로 상승폭을 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중동발 위기에 따른 상승 요인을 일부 상쇄했다”고 전했다.
국제금값은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5%(6.90달러) 상승한 1,343.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이 이르면 다음 달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금값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는 분석이다./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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