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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치료제' 국내는 싸늘, 해외는 활활

매우 비싸지만 한번에 완치 가능해 경쟁력 있어

FDA, 2025년까지 유전자치료제 매년 20개 출시 예상

'인보사' 실패에도 연구개발 끈 놓지 말아야





코오롱생명과학이 세계 6번째로 상용화한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허가가 취소되면서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있는 국산 유전자 치료제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유전자 치료제는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중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인 만큼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해외 시장에서는 유전자 치료제 주도권을 놓고 글로벌 제약사간의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로슈는 최근 미국 유전자 치료제 전문기업 스파크테라퓨틱스를 48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스파크는 지난 2017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출시한 유전성망막질환 치료제 ‘럭스터나’를 개발한 회사다. 노바티스가 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가자 로슈가 노바티스의 협력사를 전격 인수한 것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재생의료협의회(ARM)에 따르면 올 1·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진행된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은 37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늘었다. 상용화 확률이 반반인 임상 3상 단계의 유전자 치료제도 32건에 달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올해부터 2025년까지 매년 20개 이상의 유전자 치료제가 출시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유전자 치료제는 바이오의약품 중에서 가장 앞선 치료제로 불린다. 통상 1세대 바이오의약품을 항체 치료제로 분류하고 2세대는 줄기세포 치료제로 구분한다. 3세대 유전자 치료제는 사람의 유전자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내성이나 부작용이 거의 없고 치료 효능이 월등하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다만 기존 치료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노바티스가 지난달 출시한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졸젠스마’는 환자가 평생 한번만 주사를 맞으면 되는 혁신적인 치료제다. 발병 2년 내 90% 이상의 환자가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그간 출시된 신약은 근본적인 치료제가 되지 못했다. 노바티스는 독보적 치료 효능을 갖춘 졸젠스마의 가격을 1회 투약에 210만달러(약 25억원)으로 책정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유전자 치료제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코오롱의 인보사 사태로 국내 유전자 치료제 시장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도 글로벌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라젠은 간암 치료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고 헬렉스미스(옛 바이로메드)도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VM202‘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녹십자셀도 내년 미국 임상 1상을 목표로 유전자 기반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인보사 사태로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국산 유전자 치료제의 글로벌 진출에 자칫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유전자 치료제는 그만큼 실패할 가능성도 높아 장기적으로 긴 호흡을 갖고 연구개발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항체 치료제나 줄기세포 치료제로 전략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유전자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사도 이제 막 상용화에 접어든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대표주자인 만큼 국내 기업들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분야”라며 “하지만 첨단바이오의약품이 국회 문턱을 못넘고 ‘인보사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산 유전자 치료제의 글로벌 경쟁력이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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