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오만해에서 ‘현대 두바이호’가 구조한 피격 유조선 선원을 이란 당국이 넘겨달라고 요청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해 “사후 보고만 받았을 뿐 우리로선 당시 상황을 알 수 없다”고 15일 밝혔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13일 오전 6시 50분께 아시아에서 건설 기자재를 싣고 오만해를 지나던 현대 두바이호는 노르웨이 선적 원유운반선 ‘프런트 알타이르호’가 보낸 조난 신호를 수신한 뒤 전속력으로 사고 현장으로 항진, 사고 선박 선원 23명을 구조해 현대 두바이호에 승선시켰다.
미국 CBS방송은 이와 관련, 14일(현지시간) 기밀 해제된 미 정보기관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피격 유조선 선원들이 구조된 직후 이란 군용 보트들이 구조 선박들을 둘러싸고 선원들의 신병 인도를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현대 두바이호의 선원들 진술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프런트 알타이르호 선원들이 현대 두바이호로 옮겨타고 약 10분쯤 지나 현대 두바이호는 프런트 알타이르호 선원들을 넘겨달라는 이란 군용 선박들에 둘러싸였고 현대 두바이호 선장은 ‘회사’와 연락해 이란 측 요청을 거부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선장은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이란 측에 구조 선원들을 넘겨줬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포함됐다고 CBS방송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 두바이호 선장이 연락했다고 하는 회사는 현대상선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현대 두바이호는 현대상선이 용선한 배로, 선주사는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선주사와 이와 관련한 연락을 했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 두바이호는 현대상선에 조난 신호를 받은 뒤 국제 규정에 따라 구조 현장으로 간다는 것과 구조가 모두 끝난 뒤 구조한 선원 23명을 이란 해군 구조선에 인계했다는 것을 사후 보고했다”며 “이란 해군 구조선의 행동이 어땠는지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프런트 알타이르호 선장은 사고 당일 오전 6시 40분께 폭발음이 3차례 들린 뒤 화재가 발생했다고 알려왔으며 폭발음이 난지 10분 뒤 해상조난주파수(VHF CH16)로 긴급구조요청을 보냈다.
현대 두바이호 선원들은 당시 폭발음을 듣지 못했지만, 수평선에서 올라오는 검은 연기를 목격했으며 조난 신호를 받고 전속력으로 현장으로 향했고, 현장에서 선원 23명을 구조한 뒤 이란 해군 구조선에 인계했다.
13일 오만해에서 프런트 알타이르호를 포함한 유조선 두척의 피격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은 즉각 이란의 소행이라며 책임을 돌렸고 이란은 중동의 불안을 고조시키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배후라며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어 중동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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