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009150)가 부산과 중국 톈진공장을 거점으로 한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시장에서 글로벌 톱2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MLCC는 전류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흐르게 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부품이다. TV·컴퓨터·스마트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전자 산업의 쌀로 불린다. 최근 정보기술(IT) 분야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로봇·사물인터넷(IoT)·전기차·5세대(5G) 이동통신 등으로 수요처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장용 MLCC 시장은 이제 막 개화 단계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그간 IT용 MLCC가 실적을 견인해왔지만 올 들어 전장용 MLCC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16일 부산시 강서구 녹산산업단지에 위치한 부산사업장에 전장 전용 MLCC 원재료 공장을 신축해 내년 상반기에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최근 산업·전장용 MLCC의 비중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부산사업장을 신기종 개발 및 원재료 혁신을 위한 재료 중심 단지로 육성하고 중국 톈진에 건설하는 신공장은 전장제품 주력 양산 기지로 운용할 계획이다. 정해석 삼성전기 컴포넌트전장개발 그룹장(상무)은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엄격한 검증을 통과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부산과 중국 톈진에서 전장용 MLCC를 본격 공급하면 오는 2022년 전장용 MLCC에서도 글로벌 2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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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용 MLCC는 IT 제품과 비교해 요구되는 수명과 기술적 난도가 높고 개발 기간도 약 3배 정도 길게 소요된다. 특히 가격도 3~10배가량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다만 전장용 MLCC는 이제 막 시장이 커지는 단계인 만큼 일본의 무라타제작소를 제외하고는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기는 초기 시장형성 단계부터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전 세계 MLCC 시장은 올해 14조원에서 2024년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장용 MLCC는 올해 전 세계 MLCC 시장의 20% 수준에서 2024년에는 약 35%까지 늘어나 2.5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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