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호프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여자프로골프(LPGA) 파운더스컵을 3년째 후원하고 있다. 파운더스컵은 지난 3월 고진영 선수가 이 대회에서 개인 통산 네 번째 LPGA 우승을 거머쥐면서 국내에도 익숙해진 경기다. 파운더스컵은 13명의 LPGA 창립자들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처음 개최됐다. 케빈 김 뱅크오브호프 행장은 대회 개최 배경을 전해 듣고 타이틀 스폰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장은 “한인 1세대 이민자들과 LPGA를 처음 만든 창립자들의 개척자 정신이 너무 닮은 것 같아 후원을 결정했고 3년째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한인 이민 1세대들은 영주권도 없이 낮에는 햄버거를 만들고 밤에는 청소를 하면서 억척같이 돈을 모은 후에 세탁소와 봉제공장 등 자기 사업을 해 또다시 돈을 모았다”며 “파운더스컵 개최 정신이 미국에 처음 정착하기 시작한 한인들의 도전과 너무나 닮아 흔쾌히 후원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뱅크오브호프의 모태도 1세대 한인 이민자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세워진 지역 은행이었다. 당시 자본금이 1,000만달러가 안 될 정도로 작았지만 한국과 현지 교포들의 경제력이 올라가면서 지금과 같은 규모로 성장하게 됐다. 김 행장은 “K팝이나 비빔밥 등 한국 음식이 미국에 보편적으로 알려지면서 한인 교포 사회의 위상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며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 삼성전자나 현대차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인식하는 시각도 확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뱅크오브호프라는 합병은행은 출범한 지 3년밖에 안 됐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할 것”이라며 “최근 (뱅크오브호프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는 파운더스컵에서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이 맹활약한 덕분에 한국에서도 우리(뱅크오브호프)를 알게 된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고 들었다”며 흐뭇해했다.
김 행장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이민을 가 미국에서 회계사와 변호사로 일하며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김 행장은 자신이 걸어온 길도 ‘그분’이 인도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뱅크오브호프가 더 크게 발전하도록 미국 주류 사회에서 교육받은 한국계가 은행을 이끌어줬으면 하는 것이다. 김 행장은 “미국에서 경쟁력이 큰 은행으로 도약하려면 미국에서 교육받고 미 주류사회에서 훈련된 한국계 사람이 이끌어야 한다”면서 “나는 중간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을 맺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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