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030200)가 맞춤형 서비스와 세계 최초 5세대(5G) 기술을 앞세워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앞으로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000명을 길러 내 클라우드 매출을 지금의 5배 규모인 1조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KT는 18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클라우드 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KT는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리는 공공·금융 시장을 우선 영업대상으로 꼽았다. 금융기관은 지난해까지 비중요 정보만 클라우드에 담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 중요 정보까지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다. 공공기관도 망 분리 도입 등 클라우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들 기관은 보안에 민감하다 보니 해외에 서버 등 핵심 기능을 둔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사업자들에게 쉽게 데이터를 맡기지 않았다. KT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클라우드를 서비스한 사업자이자 이미 130여 공공기관을 고객으로 둔, 공공부문 점유율 70%의 1위 자리를 앞세워 공공·금융 기관의 클라우드 전환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무기는 맞춤형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표준화한 클라우드 시스템에 기업을 수용한다면, KT는 애초부터 기업 특성을 고려해 각각의 특화한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식이다. 공공 시장에서는 아예 고객사를 찾아가 전산실에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이용료만 받는 서비스형도 제공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이 지난 4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GLN) 시스템을 KT 클라우드에 도입했고, 우정사업본부의 망분리 사업도 KT의 서비스형 ‘G-클라우드’를 이용하는 등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일반 기업을 겨냥해서는 5G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네트워크 지름길’ 이라고 불리는 모바일에지컴퓨팅(MEC)을 활용해 주요 대용량 데이터를 전국에 분산 배치하는 ‘5G 에지 클라우드’로 정보를 빠르게 주고받아 초연결·초저지연·초고화질 등 5G 특성을 구현할 수 있다. 여기에 클라우드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얹어 기업의 서비스 혁신을 이끄는 것. 실제 현대중공업이 공장 로봇을 자동 제어하고 불량을 스스로 찾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이 기술을 활용 중이며 응급환자 이송 중 실시간으로 진단·처방해 골든타임을 줄이는 ‘AI 응급의료시스템’과 스트리밍 게임에도 적용된다.
KT가 자체적으로 사용하거나 기업간거래(B2B)로 서비스하던 AI와 블록체인, 보안, 빅데이터 등 각종 솔루션도 클라우드에서 플랫폼(PaaS)과 소프트웨어(SaaS)로 공급한다. AWS나 MS보다 종류가 많지 않더라도 국내 기업이 꼭 필요한 솔루션은 모두 담겠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해외 진출 기업의 원활한 클라우드 사용을 위해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업체와 제휴도 강화한다.
KT는 2023년까지 5년간 클라우드 사업에 5,000억원을 새로 투자하고 전문 인력 1,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2조원 규모의 클라우드 시장을 2023년 7조원까지 성장시키고 KT의 매출도 5배 이상 늘린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신수정 정보기술(IT) 기획실 부사장은 “KT는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클라우드와 각종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하는 유일한 사업자”라며 “대한민국의 자존심으로 (국내 기업의 클라우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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