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18일 공개한 ‘2019년도 제10차(5월31일 개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성장 경로의 하방 리스크 확대와 물가 부진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이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예고 후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을 한 위원은 조 위원과 함께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신인석 위원으로 추정된다. 이 위원은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 입장을 내겠다고 예고한 것과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위원은 “현재 우리 경제의 성장 경로가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5%에 부합되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도 했다. 다음달 발표하는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금통위는 의사록에 “신 위원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의결 문안의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 부분에서 의견을 달리했다”고 적었다. 당시 회의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조 위원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경제의 하방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으므로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민간 부문의 경기 하락 및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를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의사록 공개 직후 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인하 불가론을 외치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상황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켠 것도 5월 금통위가 끝나고 며칠이 지나서였다. 불과 며칠 사이 한은에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최근 분위기를 보면 다음달 금리 인하는 물론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에 따르면 올 1·4분기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감소했다. 2년 반 만의 뒷걸음질이다. 매출이 줄면서 이익률과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김능현·박형윤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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