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034220)가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 중국 광저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용 신규 공장으로 반전을 노린다. 광저우 공장에서 OLED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면 제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개선되면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에 대한 투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에 짓고 있는 8.5세대 OLED 라인이 이르면 7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광저우 OLED 공장은 LG디스플레이의 침체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승부수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생산 라인에서는 처음으로 멀티모델글라스(MMG) 기술을 적용해 생산비를 10~20%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MMG란 크기가 다른 디스플레이의 한 원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원장 하나로 65인치 OLED 패널 3장이나 77인치 OLED 패널 2장을 생산하고 있다. MMG를 적용할 경우 원장 하나로 주력인 65인치 패널 3장과 추가로 55인치 패널을 더 생산할 수 있다. 또 원장 하나로 70인치대 패널 두 장에다가 49인치 패널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 생산성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OLED 본격 가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업계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OLED 생산라인에서 MMG를 적용하는 것이 처음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혹여 수율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지만 현재까지의 분위기는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기 수율이 70% 수준으로 예상되는 등 당초 예상보다 분위기가 좋은 것으로 들었다”며 “이 정도라면 올해 안에 수율이 90%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광저우 OLED 공장이 조기에 안정화된다면 계속되는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영에도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액정표시장치(LCD) 중심에서 OLED로의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가 붙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전체 매출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LCD 비중을 낮추고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주력인 LCD 사업 부진에다 자금 사정도 빠듯하다. 그래서 생각보다 사업 전환이 더디다는 평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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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OLED 생산 라인이 조기에 안정화될 경우 LG전자의 OLED TV 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LG전자가 주도하는 OLED TV는 올해 360만대에서 2021년 1,000만대로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는 OLED 패널 생산량이 OLED TV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 정도. 이런 가운데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OLED 공장 양산이 본격화돼 수익성이 향상되고, 이를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가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 OLED TV 시장의 패널 수급 문제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TV용 OLED 패널 생산규모는 290만대였으나 내년에는 700만대로 늘어나고, 파주 공장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1년에는 1,000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4분기에 영업손실 1,320억원으로 3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2·4분기에도 2,700억~2,800억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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