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 및 내연기관차 시장의 부진을 타개할 돌파구로 동남아시아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동남아 현지 택시 업체와 차량공유 업체에 친환경차를 우선 공급해 관련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뒤 일반 친환경차 시장으로 외연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친환경차를 앞세운 동남아 시장 공략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대차는 싱가포르의 최대 운수기업 컴포트 델그로에 내년까지 총 2,000대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택시를 공급한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계약으로 컴포트 델그로에 올해 말까지 1,500대, 내년 상반기까지 500대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현대차가 지난해 이 회사와 체결한 1,200대 공급 계약보다 800대 늘어난 규모다.
최근 열린 현대차 전 세계 대리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정 수석부회장은 현지에서 컴포트 델그로 경영진과 만나 지속적인 협력 관계에 대해 협의했다. 컴포트 델그로는 지난해부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택시를 운영하면서 경제성과 안정적인 주행성능에 크게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포트 델그로는 지난 1970년 설립된 싱가포르 최대 운수사업 그룹이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운행 중인 택시의 60%인 1만2,000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영국·베트남 등에서도 택시 사업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컴포트 델그로에 2007년부터 쏘나타(NF), i40(VF), i30(FD·GD) 등을 판매해왔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처음 공급계약을 맺었다.
현대차는 이번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2,000대 공급 계약을 포함해 싱가포르 택시 시장 진출 13년 만에 누적으로 2만6,000여대의 택시를 판매하게 됐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운행 중인 2만여대의 택시 가운데 현대차가 1만1,000여대로 56%를 차지하는 등 현대차는 싱가포르 택시 시장에서 9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시아의 금융·유통 허브이자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싱가포르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택시를 공급함으로써 친환경 택시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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