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우호적인 친서를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북미 간 친서를 교환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아울러 비핵화에 나서면 북한에 경이로운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도 발언하며 북미 간에 실무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對) 이란 추가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김 위원장은) 나에게 생일 축하의 뜻을 전했다”며 “쌍방 간에 매우 우호적인 친서였다”고 밝혔다. 지난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만 73번째 생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의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우호적인 친서”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확인한 친서는 생일 축하에 따른 ‘답신’이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도 ‘우호적인 친서’를 보냈음을 강조하며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발언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질의응답에 들어가기 전 이란의 핵 포기를 촉구하며 “잠재적으로 경이로운 미래를 갖고 있다”고 말한 뒤 “나는 북한에 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나는 북한이 경이적인 미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이 그들이 훌륭한 미래를 향해 노력해 가는 걸 보길 원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이 톱다운 친서 외교를 강화함에 따라 비핵화를 둘러싼 교착 국면이 타개, 실무 협상 재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이번 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계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계기에 지난 20∼21일 방북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곧이어 29∼30일 방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기간 남북 접경지인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을 향해 어떠한 메시지를 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방한한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가 북측과 만나는지는 따로 설명이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 북미 실무협상이 시작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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