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공동연구에 부담해야 할 연구비가 5,000만유로(650억원) 줄었다.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3상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 한미약품의 협상력이 그만큼 커진 결과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아벤티스독일과 GLP-1 계열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공동 연구비를 감액하는 내용의 기술이전 수정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매일 맞아야 하는 주사 주기를 주 1회로 획기적으로 줄인 당뇨 치료제다. 현재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임상3상 5건을 진행하고 있다.
두 회사는 사노피가 임상3상 시험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공동 연구비 상한액을 1억5,000만유로에서 1억유로로 5,000만유로 감액하기로 계약수정에 합의했다. 한미약품은 이미 연구비 1억유로 가운데 3,150만유로를 사노피 측에 지급한 상태로, 한미약품은 나머지 금액인 6,850만유로만 부담하면 된다.
연구비의 지급 시기와 방법도 변경됐다. 추가로 부담해야 할 연구비 6,850만유로 중 4,000만유로는 2022년 9월 또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 에페글레나타이드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 중 빠른 날 청구하고 15일 이내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나머지 2,850만유로는 2023년 9월 또는 FDA의 에페글레나티이드 승인일 중 빠른날 청구하고 15일 이내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관련기사
앞서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사노피에 에페글레나타이드, 지속형인슐린콤보 등을 4억유로에 기술이전 했지만, 이듬해 12월 사노피는 계약 수정을 통해 지속형 인슐린을 반환했다. 계약 규모도 2억400만유로로 줄였다. 당시 사노피는 한미약품이 1억5,000만유로 규모의 에페글레나타이드 공동연구비를 부담하는 내용을 계약에 추가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줄자 한미약품에 연구비 부담을 일부 넘겼던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업화 가능성을 그만큼 높게 평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수정계약을 통해 양사는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을 가속화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사노피와 계속 긴밀히 협의하며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