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의 옥천사라는 사찰에는 보물 제495호 지정된 청동북이 있다. 절에서 대중을 불러모으거나 의식을 행할 때 두드려서 소리를 낸 도구다. 금고 또는 금구반자라고도 불린다. 지름은 55㎝, 너비는 14㎝이다.
북 표면에는 굵고 가는 선으로 4개의 테두리를 둘러 그린 4개의 원이 있다. 중심원에는 6개의 둥근 연꽃 열매가 돌출돼 있다. 두 번째 원에는 연꽃잎이 겹친 형태로 도드라지게 새겨있다. 그 다음 원에는 아무런 무늬가 없다. 가장 바깥 원에는 덩굴 무늬가 도드라지게 새겨져 있다. 옆면은 중앙에 굵게 돌출된 선이 있어 위아래로 구분된다. 선 위로 둥근 모양의 고리가 3개 있어 매달 수 있게 되어 있다. 옆면 위쪽에 쓰인 명문의 내용을 통해 명칭을 반자(飯子)로 불렀으며 고려 고종 39년(1252)에 한중서(韓仲敍)라는 장인에 의해 제작된 것임이 확인됐다. 사실 이 청동북은 원래 옥천사의 것이 아니었다. 지리산 안양사의 것이었는데, 언제부터 옥천사가 보관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북 표면의 무늬가 정교하고 손상이 없다. 옆면의 글을 통해 만든 시기와 유래, 발원자와 제작자까지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당시 고려 장인사회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인정돼 지난 1968년에 보물로 지정됐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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