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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래차 중심 인력재편 신호탄…국내도 '두뇌' 늘리고 생산직 줄일듯

[현대차 글로벌 인력 재편]

국내 대규모 신입공채 없애고

미래차 R&D인력은 연중 채용

생산인력 정점 찍고 하락 전망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MA)은 최근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50여개가 넘는 채용공고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판매 예측·분석 또는 엔지니어 채용이다. 현대차(005380)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강화 등 신차 효과로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판매가 뛰고 있다. 이에 미국 현지에서 판매 직원과 미래 차 관련 인력을 섭외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사정은 완전히 다르다. 연간 180만대의 생산 규모를 보유한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차는 지난해 현지 판매가 약 79만대에 그치면서 가동률이 40%대로 급락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과 현지 업체들의 부상이 겹치며 판매를 회복하지 못해서다. 결국 지난해 중국 현지 인력을 5% 줄인 데 이어 올해도 베이징 1공장을 폐쇄하며 추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인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판매가 늘어나는 미국과 신흥시장에서 인력을 대거 늘리고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국은 줄이는 구조다.

현대차그룹의 인력 재편은 미래 차 시대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약 40%(1,608명)의 인력을 늘린 기타시장(동남아 등)은 조립 공장 증설에 따라 생산직원을 대거 채용한 영향이 컸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인력 감축도 판매가 줄면서 생산직 직원을 감축한 탓이다. 반면 최근 2년간 직원을 1,400여명 이상 늘린 미국법인은 연구개발(R&D) 등 엔지니어 확보에 비중을 두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자율주행과 차량 공유, 커넥티드 카 등 미래 차 산업인 모빌리티 인력이 가장 많다”며 “현대차는 판매가 부진하던 지난 2017년부터 현지 인력을 대거 충원했는데 상당수가 미래 차 관련 인재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같은 그룹사인 기아차(000270)는 지난해부터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는데도 미국법인 인력을 8.7% 줄였다. 대신 생산량이 늘어난 멕시코법인 인력을 2.9% 늘렸다. 연구개발과 미래 전략의 중심인 현대차가 관련 인력을 확대하는 대신 기아차는 인력 효율화를 단행한 셈이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국내 사업장도 이 같은 변화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사업장 인력을 1.3% 늘렸다. 특히 생산직 인력은 3만5,983명으로 증가율이 0.8%(314명)에 그쳤다. 대신 연구직은 1만889명으로 3.0%(324명) 증가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차는 엔진과 변속기 등 복잡한 파워트레인이 없어 현재처럼 많은 생산인력이 필요 없다. 반면 미래 차 분야에서는 고도의 자율주행과 연결(커넥티드) 기술 인력이 다수 필요하다. 글로벌 연구개발 중심지인 국내 사업장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조직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대규모 신입 공채를 없앴지만 차량 커넥티비티, 통신, 음성인식, 자율주행차 알고리즘 개발,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 미래 차 관련 인력은 연중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업 재편에 따라 현대차의 생산인력이 올해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4년간 정년퇴직하는 생산직은 1만717명으로 매년 2,000여명에 달한다. 올해만 1,386명이 퇴직한다. 국내 사업장도 세계 시장의 변화에 맞춰 친환경차 생산을 늘리면 고용 감축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엔진 차는 앞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팔아도 (각국의 규제로) 벌금을 내야 한다”며 “전기동력화는 피할 수 없는 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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