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기업 및 코넥스 기업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합병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아울러 스펙 주가가 많이 오르는 등 투자자 관심이 커지자 하반기 신규 상장도 줄지어 대기 중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첫째주 들어서만 3개의 스팩이 타기업과의 흡수합병을 공시했다. 지난 4일에는 교보7호스팩이 반도체 제조용 기계 제조사인 나인테크와의 합병을, IBKS 제6호스팩은 생활가전 제품 부품제조업체 이랜시스와의 합병 소식을 알렸고, 3일에는 한화수성스팩이 환기 시스템을 제조업체 그렉스와 합병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이처럼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이 활발해지면서 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결정 이후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미래에셋제5호스팩과 올해 5월 합병한 줌인터넷의 경우 지난 5일 상한가(8,640원)를 기록하는 등 주가는 상장 초기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지난 6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품 제조업체 포인트엔지니어링과 합병을 발표한 엔에이치스팩10호의 경우도 기대감에 주가가 40% 넘게 올랐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51개 스팩이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며 “기준가(2,000원) 대비 평균 18.2% 상승률을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가 상승 기류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 스팩 상장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미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 이베스트 등이 스팩 상장 행렬에 동참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연구원은 “2017년~2018년에도 신규 상장한 스팩은 40개로 향후 2~3년 간 다수의 스팩이 합병 및 청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신규 상장 스팩은 지난해와 비교해 50% 증가한 30개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팩의 경우 기대감 선반영으로 과도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나 연구원은 “일부 스팩의 경우 몇몇 합병 후보 기업들이 거론되며 기준가 대비 80~1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라며 “단순 기대감에 의한 주가 변동과 합병기업이 확정 된 이후 합병 비율 산정에 따른 주가 변동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네오셈이나 케이엠제약 등 몇몇 기업은 상장 이후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