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등산복 브랜드가 탈바꿈하고 있다. 트렌디한 아티스트와 손잡고 일상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웨어를 선보이며 젊은 세대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콜라보레이션을 넘어 밀레니얼세대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이들에게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다.
◇네파와 노보의 연결고리 ‘자유’=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최근 밀레니얼세대를 대표하는 비주얼 아티스트 ‘노보(Novo)’와 손을 잡았다. 노보는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 진행하는 ‘슈스스 TV’에 출연해 네파와 함께 작업한 배경에 대해 “네파의 자유로움이 좋았다”고 밝혔다. ‘네파는 자유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네파와 젊음·자유·희망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함축적인 기호와 텍스트로 표현해내는 그의 작업 스타일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네파와 노보의 만남은 협업 제품이 출시되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우선 노보는 국내 아티스트 최초로 ‘나이키 글로벌’과 협업한 인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그가 디자인한 나이키 신발은 출시 1분 만에 온라인에서 매진됐다. 이외에도 노보는 씨그램, 키엘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했다. CJ오쇼핑과 협업해 선보인 그래픽 티셔츠는 1시간도 안돼 2만 세트를 완판 시키기도 했다.
밀레니얼세대가 이토록 호응하는 이유는 그의 진정성 있는 가치관에 있다. 노보는 상업적인 접근을 넘어서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독창적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가 네파와 함께 진행한 ‘호프 네파(HOPE NEPA)’ 프로젝트에서도 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이해하다’라는 뜻을 가진 ‘UNDERSTAND’를 ‘UNDER’와 ‘STAND’로 분리해 ‘아래에 서서 상대방을 이해한다’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이를 협업 제품의 디자인에 활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낙서로 희망을 그리다= 네파와 아티스트 노보가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 시대 ‘청춘’을 향해 있다. 호프 네파 프로젝트의 부제인 ‘희망의 여행’에서도 나타나듯, 방황하는 청춘이 희망을 향해 달려나가고 가끔은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어 휴식을 취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청춘들이 자유롭게 생각하면서 다양성을 존중하길 바라는 마음을 알파벳, 숫자 등의 은유적인 기호를 통해 낙서하듯 담아냈다.
협업 제품은 그래픽티셔츠와 에코백, 어글리 슈즈로 구성됐다. 그래픽티셔츠는 하늘색, 노란색, 주황색 등 동심을 담은 듯한 8가지 색상을 활용하고 자유를 상징하는 종이비행기 등을 새겨넣었다. 익숙한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노보의 철학을 바탕으로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사 ‘리젠(Regen)’을 적용해 의미를 더했다.
다양성에 대한 강조는 눈 세 개의 스마일을 통해 표현했다. 일반적으로 두 개의 눈을 가진 스마일이 아니라 다양성을 보는 눈을 하나 더 추가한 것이다. 이 시그니처 디자인은 티셔츠와 에코백, 어글리 슈즈 등 모든 제품에 들어가 있다.
네파와 노보의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은 네파의 온라인몰과 1020 세대에게 영향력 있는 패션 스토어 중 하나인 무신사에서 판매된다. 무신사에서는 이번 콜라보레이션의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담아낸 화보와 영상도 찾아볼 수 있다. 네파 관계자는 “친구들끼리 떠난 여행에서 자유를 만끽하면서 밝은 에너지를 분출하는 이번 화보는 보는 이의 마음까지 청량하게 해준다”며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네파는 자유다’라는 브랜드 슬로건에 노보의 희망적인 메시지가 가미된 컬렉션이 완성된 만큼 젊은 층의 선풍적인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예쁜’ 어글리슈즈의 완판 행진= 네파와 노보의 콜라보레이션 제품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어글리 슈즈다. 판매 개시 나흘 만에 1차 입고수량이 완판됐다. 이에 네파는 재생산에 돌입해 지난달 말부터 2차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 어글리 슈즈는 유명 이탈리아 밑창 업체인 비브람(Vibram)의 밑창을 적용해 미끄러질 걱정 없이 안정감 있게 걸을 수 있다. 또 쿠션 유지력이 높고 냄새를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오솔라이트 인솔을 통해 기능성을 한층 높였다.
노보의 감성이 녹아든 산뜻하고 트렌디한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흰색 바탕 위에 노보가 새겨넣은 톡톡 튀는 레터링 디자인이 발랄함 그 자체를 신는 느낌. 왼쪽 신발 뒤축 부분에는 ‘MORE’와 오른쪽 신발 뒷부분에는 ‘HOPE’라는 문구를 각각 넣어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어글리 슈즈 구매자에게는 눈 세 개의 스마일 디자인이 돋보이는 에코백이 선물로 제공된다.
정동혁 네파 마케팅본부 전무는 “어글리슈즈의 경우 1020 세대에게 높은 영향력을 가진 무신사 스토어 신발 부문에서 상위 판매 순위를 지속 유지하는 등 컬렉션 공개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며 “팍팍한 시대를 사는 1020 세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시작된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더욱 많은 소비자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밝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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