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검사 기술 보유업체 소마젠(Psomagen)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시각이 악화하고 상장 절차가 한층 더 깐깐해진 상황에서도 기술성 평가를 통해 국내 증시에 첫 상장하는 해외 바이오 기업이 될지 주목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소마젠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최근 진행한 기술성 평가에서 기술보증기금과 한국기업데이터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았다. 소마젠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특례 상장 절차를 본격화해 내년 상반기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다.
해외 바이오 기업인 소마젠은 당초 테슬라 요건을 통해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소마젠이 기술성 평가를 받는 사이 한국거래소는 해외 바이오 기업의 코스닥 상장 절차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7월 1일자로 해외 바이오 기업이 한국 바이오 업체만의 제도였던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밟을 수 있도록 했다. 대신 테슬라 요건 상장은 이용할 수 없게 됐다. 테슬라 제도를 이용하면 소마젠은 ‘A’ ‘BBB’ 등급만 받으면 됐다. 하지만 기술특례 상장으로 진행해야 해 기술평가기관 2곳 모두에게 ‘A’ 등급 이상을 받아야 했다. 소마젠은 이를 통과한 첫 해외 바이오 기업이 됐다.
소마젠은 유전자 검사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평가받았다. 개인 유전자가 담긴 혈액이나 침·머리카락 등을 간단한 키트를 통해 보내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전병을 진단할 수 있는 ‘소비자직접의뢰유전자검사(DTC)’ 기술을 갖고 있다. 또 장내 미생물을 활용해 체질을 분석하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예상해 막을 수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기술도 보유했다. 미국국립보건원(NIH)과의 연구에 영리 기관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다만 DTC가 국내에서는 탈모나 비만같이 건강과 관련한 열두 가지 항목만 이용할 수 있다. 암이나 치매 같은 질병을 검사하려면 반드시 병원을 거쳐야 한다.
소마젠은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마크로젠(038290)의 DTC 및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의 글로벌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소마젠이 기업공개를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해 미국(소마젠)-한국-일본-싱가포르로 이어지는 4대 거점을 활용, 글로벌 DTC 및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을 확대한다. 소마젠은 국내 코스닥 상장사이자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사인 마크로젠의 미국법인이다. 지분의 59.5%를 마크로젠이 보유하고 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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