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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톺아보기-렌털]정수기서 홈뷰티까지 무한확장...40조 시장 활짝

비데·매트리스·의류청정기 이어

반려동물·유아 용품까지 다양화

명품백 등 럭셔리제품 수요도 증가

사후관리로 이용자 만족도 높여

AS만 전담하는 서비스도 선봬





바야흐로 렌털의 시대다. 소유보다는 이용과 경험에 초점이 맞춰진 소비가 늘어나면서 불과 수년 전만 해도 ‘가능할까’ 의구심이 일었던 제품들이 속속 렌털 서비스를 도입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웅진코웨이와 SK매직, 청호나이스, 교원웰스 등 ‘렌털 강자’들은 제품군과 서비스를 확장하며 시장을 관통하는 트렌드를 만들어가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새롭게 렌털 업계에 뛰어든 신흥주자들은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우며 틈새 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렌털제품을 관리하는 코디가 8일 소비자에게 제품 사용법과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웅진코웨이


9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은 지난 2011년 19조5,000억원이었지만 ‘빌려 쓰는 소비’ 개념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2018년 31조9,000억원까지 커졌다. 이러한 속도라면 오는 2020년에는 40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반 가정과 개인의 렌털 시장은 2011년 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7조6,000억원까지 불어났다. 해당 시장이 10조원 고지를 넘어서는 시점은 2020년으로 관측된다.

이렇듯 해마다 몸집이 불어나는 렌털 시장은 몇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제품군의 ‘다양화(Diversity)’다. 불과 3~4년 전에는 ‘렌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제품이 비데와 정수기, 연수기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공기청정기와 매트리스, 의류청정기, 건조기, 세탁기, 에어컨, 커피머신 등 생활 속 모든 가전이 렌털 범주에 들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관련 제품이나 홈뷰티, 유아동품까지도 렌털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상품 다양해진 렌털=이처럼 렌털 상품의 라인업이 눈에 띄게 넓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우선 소비자들의 인식이 ‘물건을 굳이 소유하지 않고 빌려 써도 괜찮다’는 방향으로 바뀌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에는 렌털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소비자 입장에서 월 렌털료를 고려하면 차라리 구매해서 1~2년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섰지만, 지금은 렌털 업체에서도 흥행을 염두에 두고 저렴한 렌털료로 모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렌털 업체들은 ‘라인업 확대=소비자 유입’이라는 전략으로, 기존 3대 생활가전인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에서 벗어나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매트리스는 이 같은 소비자 인식 변화가 고스란히 드러난 아이템으로 꼽힌다. 지난 2011년 말 국내 최초로 매트리스 렌털을 시작한 웅진코웨이는 상품의 가격이 150만~200만원 대로 형성돼 일시불 구입에 부담이 있고 청결과 위생을 위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진입 초반에는 가구업체가 아닌 곳에서 매트리스를 빌려서 쓰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었지만, 지난 1·4분기 기준으로 46만3,000개 계정을 확보했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그 이후 청호나이스(2016년), 현대렌탈케어(2019년) 등이 잇따라 뛰어들며 매트리스 렌털 시장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렌탈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렌털 상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기술력과 관리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렌탈케어 큐밍닥터가 렌털 매트리스 위생관리를 위한 케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렌탈케어


◇“쓰는 동안 확실하게 관리” 서비스로 차별화=또 하나의 키워드는 ‘사후관리(After Service)’다. 렌털 업체들이 너도나도 서비스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비즈니스 자체의 특성에 있다. 소비자는 ‘내 것’처럼 빌려 쓰는 비즈니스 모델에 만족해 상품을 렌털한다. 그러나 최소 36개월로 결정되는 장기간 의무 약정과 최종적으로 제품 사용을 위해 내는 렌털료가 일시불 구입에 비해 많다는 점 등이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업체에서는 3~4개월에 주기적으로 렌털 상품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사후관리만 따로 떼어낸 서비스 상품도 선보이며 이른바 ‘렌털 파생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교원웰스와 현대렌털케어는 기존 서비스 인력을 활용해 매출도 일으키고 신규 고객 유입도 가능한 이른바 ‘1석2조’의 가전 및 매트리스 케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교원웰스의 홈케어서비스는 에어컨이나 세탁기 등 백색가전의 주기적 관리를 책임지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6월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기존에는 각 지역 영세업체들이 알음알음으로 관리하던 에어컨, 세탁기 관리 시장이 서비스 마인드와 제품 관리 기술을 갖춘 렌털 업체의 서비스 엔지니어 영역으로 넘어온 것이다. 청호나이스와 현대렌탈케어 역시 다른 업체의 매트리스를 구입해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이용할 수 있는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업체 모두 공신력 있는 기업이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제품을 관리해주는 서비스 인력을 파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렌탈케어 관계자는 “향후 그룹 계열사인 현대리바트, 현대L&C 등과 협업해 출시할 예정인 소파, 주방가구 등 홈 인테리어 영역의 렌탈 상품도 전문장비와 인력을 앞세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렌탈 묘미는 명품백 렌털 서비스를 개시해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사진제공=롯데렌탈


◇“더 특별하게, 더 고급스럽게” 럭셔리 전략에 방점=렌털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며 ‘럭셔리(Luxury)’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이에 발맞춰 다양한 고가 상품군 확장에 나섰다. 특히 후발주자들은 초고가 상품으로 분류할 수 있는 명품백이나 캐리어, 음향기기, 고성능 노트북 등을 내세워 소비자 유인에 나섰다. 롯데렌탈의 묘미는 샤넬·디올·셀린느 등 유명 명품 브랜드를 하루 대여료 기준 최소 6,900원이라는 금액으로 렌털할 수 있도록 마련해 큰 주목을 받았다. 롯데렌탈은 이들 제품의 상태 확인부터 배송 전 포장 과정까지 전 과정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리얼패킹(Real Packing)’ 서비스를 시행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빌려 쓸 수 있도록 준비했고, 이 덕분에 지난 1·4분기 주문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가까이 치솟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 밖에도 리모와 여행캐리어,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보미라이 원적외선 마스크 등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프리미엄 상품 등이 인기가 높았다. 최근영 롯데렌탈 소비재렌탈부문장(상무)은 “럭셔리 상품은 사용 빈도수 대비 높은 가격으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아 구매 여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럭셔리 상품군에 대한 렌털 수요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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