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딱정벌레차’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독일 폴크스바겐 의 소형자 비틀(Beetle)이 이달 중으로 단종된다.
9일 외신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멕시코 푸에블라에 위치한 비틀 생산라인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행사를 이달 중 개최할 예정이다.앞서 지난해 9월 폴크스바겐 미주본부는 “내년 7월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이 마지막 비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틀은 1930년대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가 국민차 생산을 지시하면서 창립된 폴크스바겐 의 대표작이다. 특히 비틀은 미국에서 처음 판매됐을 당시부터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비틀은 1968년 디즈니 영화 ‘러브 버그(The Love Bug)’에 등장한 ‘허비’의 실제 모델로 영화가 개봉된 1968년엔 미국에서만 연간 42만 3,000대가 팔리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으며 전후 독일 경제부흥을 이끌던 비틀이지만 줄곧 ‘배기가스’ 문제 등 문제로 발목이 잡히며 유럽에선 1978년 비틀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1997년부터는 멕시코 공장에서 딱정벌레 형 외관을 유지하면서도 내부를 단장한 ‘뉴비틀’로 변신해 블룸버그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도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뉴비틀’은 소비자로 하여금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후 20여 년 간 새로운 버전을 계속해서 출시돼왔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판매가 감소했고 최근엔 배기가스 조작 의혹인 이른바 ‘디젤 게이트’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조치는 비틀이 감성적 향수를 자극하는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시장의 수요에는 부응하기는 어렵다는 판단하에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 폴크스바겐 미주본부도 성명에서 “수많은 애호가로서는 7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비틀 모델의 단종에 감회가 남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AFP 통신은 폴크스바겐의 이번 결정에 대해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를 비롯한 가족친화형 모델 또는 친환경 전기차 등으로 시장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을 고려한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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