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VIP고객 자산관리 전담 복합점포인 PWM센터 중 최대 규모인 신한PWM프리빌리지와 강남센터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고객 수익률, 자산분산도 등 고객가치 관련 평가 비중을 기존 10%에서 30%로 높인다. 대신 상품 판매 등을 독려하기 위한 수수료 평가 비중은 기존보다 낮추기로 했다. 연말까지 시범 운영 후 효과가 인정되면 나머지 25개 PWM센터에도 새로운 KPI를 적용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상품을 더 팔거나 관리 자산을 늘리기보다 고객에게 더 많은 이익을 돌려주는 직원과 영업점이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라며 “이를 전면 적용할 경우 PB의 KPI에서 고객 관련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서 60%로 커지는 반면 은행 손익 관련 비중은 40%에서 20%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은행원들에게 KPI는 성과급과 승진을 결정하는 인사평가 기준으로 은행의 경영 전략과 맞닿아 있다.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선 금융지주사들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조하면서 은행 영업점 KPI에 계열사 상품 판매 및 연계 영업 항목을 포함하기도 한다. 특히 이번 KPI 개편에는 진 행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펀드·방카슈랑스 등 본점에서 정해준 추천 상품 리스트를 판매했을 때 KPI로 인정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고객의 안전한 자산관리를 도우면서 수익도 높인 직원과 영업점의 성과를 인정해주겠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다른 대형 시중은행의 고객 수익률 관련 비중은 아직 2~5% 수준에 머물고 있어 여전히 단기 성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다만 고객 수익률을 성과측정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 신한은행의 시도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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