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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개약진하는 SK 바이오·제약 계열사

바이오팜·라이프사이언스 등

최태원 회장 의욕적 진두지휘

국산 신약 첫 美 진출 등 결실

SK그룹이 바이오·제약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정하면서 관련 계열사들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불과 1년 새 8개의 계열사가 조직과 인력을 정비하고 정유·통신·반도체를 이을 주력사로 거듭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그룹 지주사인 SK㈜는 최근 미국에 위치한 앰팩의 원료의약품 신공장 가동식을 열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앰팩은 지난해 7월 SK가 제약업계 최초로 글로벌 인수합병(M&A)을 통해 사들인 합성의약품위탁생산(CMO) 전문기업이다. 앰팩은 신공장 가동으로 총 18만ℓ 규모의 원료의약품 생산역량을 확보했다.

SK그룹 내에는 이밖에도 7개의 계열사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갯수도 많지만 계열사 이름이 서로 엇비슷한데다 실제 주력 분야가 회사명과 다른 곳도 있다.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자회사 SK바이오팜과 최창원 부회장이 수장인 SK디스커버리 산하의 SK케미칼이 대표적이다.

SK바이오팜은 이름과 달리 합성의약품 전문기업으로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을 미국에 출시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허가 신청했다. 국산 신약이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SK바이오팜이 최초다. 앞서 SK바이오팜에는 최 회장의 맏딸인 윤정씨가 전략기획실 선임매니저로 근무 중인 것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SK바이오팜과 함께 SK 산하에 있는 SK바이오텍은 합성의약품 원료 생산이 주력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07년 신약 개발을 미래 신사업으로 낙점한 뒤 연구개발 인력을 신약개발사업부로 편성했고 2011년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분리했다. 이 외에 화장품 전문기업 SK바이오랜드와 미국 의약품 판매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도 최 회장이 직접 이끌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 SK케미칼은 지난 1993년 국신 신약 1호인 항암제 ‘선플라’를 개발하며 일찌감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패치 형태의 관절염 치료제 ‘트라스트’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손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플라즈마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를 상용화하며 글로벌 바이오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7년에는 세계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상용화하며 또 다시 기술력을 입증했다. SK플라즈마도 혈액제제 ‘알부민’을 앞세워 국내 점유율 40%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부동의 1위였던 GC녹십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그룹 전체로 보면 SK케미칼이 바이오·제약 산업의 모태이지만 최태원 회장이 독자적으로 바이오·제약 계열사를 꾸리면서 일종의 경쟁구도로 흘러가고 있다”며 “다만 각 계열사별로 사업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없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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