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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일자리의 4가지 미래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





지난 2016년 말 시애틀에 들어선 무인 슈퍼마켓 ‘아마존 고(Amazon Go)’는 60개의 일자리가 필요하던 기존 공간에서 인공지능(AI)과 자동화를 활용해 단 8명이 매장을 운영한다. 아마존고는 오는 2021년까지 미국에서만 3,000개가 출점될 예정이다. 매장당 52명씩 약 15만개의 잠재적 일자리가 사라지는 셈이다.

2015년 독일 안스바흐에 돌아온 아디다스 공장의 근무자 수는 160명에 불과하다. 100% 로봇 자동화 공정에다 개인 맞춤형 상품을 3D 프린터로 대량생산하는 ‘스마트 팩토리’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규모의 아시아 신발공장에서는 600명의 인력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 팩토리로 한 공장에서 440명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로봇과 AI 확대는 불가피한 미래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기업가라면 24시간 일할 수 있고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로봇을 구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래 기술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과 국가는 낙오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방향을 예측하고 적절한 대응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미국 매닝경영대학원의 스콧 레이섬 교수와 베스 험버드 교수는 50개의 직종을 수집해 자동화가 일자리별로 어떤 위협을 가할지 네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첫 번째 유형은 해체형 직종이다. 대학교수와 사진사·택시기사가 이 유형에 속한다. 이들의 기술과 역량은 아직 쓸 만하지만 가치 전달방식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우버나 자율주행차로 택시기사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유튜브 강의와 1인 미디어 등 지식의 전달 방식이 변화하면서 대학교수도 해체되는 직업이 되고 있다.



두 번째는 대체형 직종이다. 약사와 도서관 사서, 톨게이트 직원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의 기술은 자동화로 완전 대체할 수 있다. 가치 전달방식도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다. 넷플릭스에 저항하다 끝내 사라진 미국 최대 비디오 렌털 매장 블록버스터를 떠올리면 된다.

세 번째는 파괴형 직종이다. 벽돌공과 패스트푸드점 직원, 회계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패스트푸드점은 음식 준비과정이 고도로 표준화돼 궁극적으로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고 계산대와 주방 직원들의 직무도 파괴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오픈 예정인 3D 프린터 스시 레스토랑의 주인은 주방장 로봇이다.

마지막은 지속형 일자리다. 전기기사와 배관공·의료보조인이 그 예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적은 수의 의사로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의료 훈련과 보험 처리, 환자 응대 등 의료보조인에게 필요한 역량과 이들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미래에 어떤 직종이 사라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자동화에 따른 ‘탈노동’으로 고용이 계속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스마트 혁명’이라는 예측 불허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려면 실직하더라도 기본적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기본 소득과 평생 돌봄과 같은 보편적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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