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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남들과 똑같은 나를 거부한다”…밀레니얼세대 LifeStyle '비스포크'

AI·3D프린터 등 4차산업기술 발달로

의류서 가전·아파트까지

값싸게 다품종 대량생산 가능

다양·개성 중시 소비트렌드도 한몫

/서울경제DB




# 아침에 눈을 떠 주방으로 가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이 그려진 냉장고가 반긴다. 외출 준비를 위해 옷장을 여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내 체형에 맞춰 디자인된 옷들이 줄줄이 걸려 있다. 신발장에는 깔창과 뒷굽까지 내 취향대로 만들어진 운동화가 바깥나들이를 기다리고 있다. 주택구조는 물론 내부 인테리어까지 나에게 맞춤설계된 집 밖을 나서 내가 직접 디자인한, 세상에 한 대뿐인 나만의 자동차에 오른다.

마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먼 미래의 풍경 같지만 이미 현실이 된 일상이다. 고객의 취향을 반영해 주문제작되는 일명 ‘비스포크(bespoke·개인맞춤형)’ 제품들은 그동안 소수 상류층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유명 연예인이나 대기업 총수들이 즐겨 입던 고가의 맞춤정장이 그랬고, 구매자의 요구 옵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수억원대의 슈퍼카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를 위한, 나만의 아이템’은 누구나 갖기를 소망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사물인터넷(IoT)과 3D프린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기술발달은 꿈 같은 소망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마술을 부렸다. 이른바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 시대의 등장이다. ‘대량’을 뜻하는 매스와 ‘고객화’를 의미하는 커스터마이제이션의 합성어인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은 고객 개개인의 다양한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면서도 값싸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방식이다. 지금까지의 고객 맞춤형 제품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가격도 비쌀 수밖에 없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이었다면 이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는 다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그야말로 생산 패러다임의 일대 혁신이다.



독일의 제조업 성장전략인 ‘인더스트리 4.0’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석학 프랭크 필러 아헨공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로 주저 없이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을 꼽는다. 필러 교수는 2년 전 우리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인더스트리 4.0의 핵심은 산업의 변화가 아닌 제조방식의 변화”라며 “규격화된 대량생산체제를 통한 가격경쟁력을 추구하기보다는 소비자의 욕구를 탄력적으로 수용하는 맞춤생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른 ‘밀레니얼·Z세대’의 등장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밀레니얼세대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에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삼정KPMG가 밀레니얼·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맞춰 기업들의 비즈니스를 재정비해야 한다면서 주목해야 할 소비 트렌드로 매스커스터마이제이션을 제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를 놓칠세라 기업들도 앞다퉈 대량 맞춤생산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고객이 끈·깔창·뒷굽 등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과 체형을 입력하면 하루 만에 맞춤형 운동화를 받아볼 수 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로컬모터스는 고객의 주문대로 차량을 디자인한 뒤 3D프린터로 개인 맞춤형 전기차를 만들어준다. 명품 브랜드는 구찌는 고객의 취향별로 선택 가능한 맞춤형 디자인 가방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지난달 가전 업계 최초로 크기와 색상·타입별로 고객이 직접 조합해 쓸 수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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