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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산업구조 리모델링 나서는 데 … 韓은 글로벌 M&A ‘강 건너 불 보듯'

中, 기술력 가진 알짜기업 타깃

지난해 비상장사 25곳 사들여

대기업+중기+해외 생태계 구축

“한국도 공격적 인수합병 필요”





글로벌 기술패권 전쟁에 중국이 선택한 카드는 정부 주도의 인수합병(M&A)이다. 중국 국영 투자회사인 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CITIC)는 10년 전인 지난 2008년부터 일본 비상장 기술기업 인수에 뛰어들었다.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중국 산업구조를 리모델링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산업 리모델링 전략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서도 실효성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전면전을 피하면서 첨단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지분을 사들여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 생태계도 좀 더 빠르게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기간 내 부품·소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전략부품 기업 M&A에 적극 나서는 한편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인수한 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본 도요타의 경우 덴소·아이신정기 등 부품업체에 직접 투자해 신제품 개발은 물론 신시장 진출 등에 나서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었다.

15일 일본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투자자가 인수한 일본의 비상장 기업 수는 25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대비 약 6배 늘어난 수치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데이코쿠데이터뱅크가 2017년 말 아시아 지역에서 투자를 받은 일본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중국 자본은 448개 선도기업에 대해 5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일본 제조업 밸류체인 하단에서 내수에 주력하던 중소업체들은 이제 중국 기업들을 새로운 (기술력의) 고지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자본은 일본 시장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소위 ‘알짜기업’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의 전자부품업체 뉴시코테크놀로지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를 생산해 아이폰에 독점 공급하던 뉴시코는 2012년 애플의 계약 파기로 위기를 맞아 파산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손을 내민 것이 중국 선전에 위치한 오필름테크였다. 오필름테크에 인수된 후 뉴시코는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해 올해 출하량으로 약 2억대를 예상하고 있다. 회사가 위기를 겪던 2013년의 900배 수준이다.



CITIC는 2004년 이후 350억엔(약 3,820억원)을 투자해 14개의 일본 중소기업을 인수했다. 자동차 공장 테스트 장비에 쓰이는 특수 고화질 렌즈 제조업체 ‘모리텍스’, PC 및 자동차 스위치 제조업체 ‘신메이전기’ 등 중소 부품업체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CITIC는 일본 무역회사인 이토추와 협력해 2,000억엔(약 2조1,840억원) 규모의 벤처자본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이토추는 기술력을 가진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중국이 돈을 대는 구조다. 첨단기술을 가진 일본 스타트업을 중국에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중국의 이 같은 공격적인 해외 중소기업 인수는 ‘중국제조 2025’를 선언한 중국이 단시간에 제조업 밸류체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중국은 반도체 등의 자체 생산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7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장비·소재·부품 등 밸류체인을 갖춰야 하지만 미국의 방해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D램 업체인 푸젠진화에 장비를 판매하지 못하게 한 사건 등을 겪으며 중국은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대기업 역시 이러한 중국의 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국이 공격적인 글로벌 M&A를 통해 자국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새로 만들고 있는데 한국만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청와대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기업인은 “자본이 늙어 안정적인 분야에만 몰리고 부품·소재 등 위험이 큰 분야로는 가지 않는다”며 “이를 해결하도록 금융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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