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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레오의 테이스티오딧세이]"日 '유바리 멜론' 못지않은 K멜론 키우자"…결실 맺은 '110일의 구슬땀'

농업 마스터들·요리사 손잡고

3월부터 '프리미엄 멜론' 농사

지난달 출하, SSG 등서 판매

강레오 셰프가 곡성에서 재배한 멜론






1954년 우장춘 박사에 의해 부산 동래구 중앙 원예 기술원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멜론이 시험재배가 됐다고 한다. 이후 1970년대 들어와 국내 농가에 보급되고 재배하게 됐지만 멜론의 안정적 재배와 상품화는 1990년대에 들어와서야 가능해졌다.

전남 곡성군은 1982년 전남 최초로 고소득 기술보급을 목적으로 멜론 농사를 시작했다. 필자도 지난 3월 이곳에서 멜론 농사를 시작했다. 먼저 하우스 두 개를 빌려 하우스 안 가장자리에 한 줄로 난 무성한 잡풀을 제거했다. 그렇게 이름 모를 잡풀을 제거한 후 그 위에 볏짚을 뜯어 뿌리고는 흔히 말하는 ‘로타리’ 작업을 했다. 이 작업은 트렉터로 땅(흙)을 부드럽고 폭신한 카스테라와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준다.

이후에는 ‘관리기’ 라고 불리는 좀 위험한 녀석을 데려다가 5개의 이랑을 만들기 위해 관리기를 몰고 고랑을 파는 것이다. 하우스 길이는 대충 100m정도 되고 한 고랑당 두 번씩 파야 하니까 하우스 두 개 동을 작업하려면 관리기를 끌고 어림 잡아 1.6km를 몰고 간 셈이다.

곡성은 산으로 둘러 쌓여있어 분지 형태의 특성상 일교차가 꽤 심한 편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비닐하우스를 2중으로 쳐서 멜론이 냉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했다. 고랑을 다 파고 난 후에는 물이 원활하게 멜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점적관수를 각 이랑에 연결해야 한다. 이후 각 이랑을 ‘멀칭’이라고 부르는 검정 비닐로 덮는 작업을 한다. 이 작업은 잡초들이 하우스 내에 자랄 수 없도록 한다. 멜론을 한 개씩 심을 수 있도록 구멍이 나 있는데 검지와 중지를 사용해서 약 45도 각도로 흙을 찌르고 한 달 전에 육묘장에 주문해둔 모종을 그 구멍 안에 심는다.



멜론을 심고 난 후에는 2m 간격으로 쇠파이프를 멜론 모종 사이에 꽂아 줄을 팽팽하게 한다. 모든 파이프를 로프로 연결하고 멜론 모종 한 개당 한 줄씩 연결해서 멜론 넝쿨이 잘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말아 올려준다. 이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멜론 넝쿨이 자기 무게에 못 이겨 부러지고 만다. 간혹 신기하게도 스스로 부러지지 않기 위해 넝쿨을 뻗어 어딘가를 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설마 멜론이 눈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 벌써 꽃들이 펴 벌통을 하우스 안에 넣어 수정 작업에 들어간다. 수정이 되어 열매가 맺히고 나면 이후에는 순작업에 몰두해야한다. 순작업은 한 개의 멜론만을 남겨둔 채 모든 순을 꺾어주는 일이다. 넝쿨이 10마디 전후로 약 20개의 열매가 달릴 수 있지만 그중 약 18~19개를 꺾어 버린다는 말이다. 그렇게 남긴 한 개의 멜론은 잘 매달아 올려 꺾이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수확 시기까지 그대로 달아 둔다. 가능하면 많은 시간을 수확하기 전까지는 적과와 순작업을 꾸준히 해줘야 한다.

그렇게 정식 후에 약 100일이 지나면 멜론은 크기가 어느새 2㎏ 전후로 커지고, 물 조절을 통해 당도를 올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평균 13~15 brix를 목표로 마지막에는 아예 물을 끊고 당도 굳히기에 들어간다. 그렇게 약 110일 정도의 여정을 통해 드디어 7월에 멜론을 출하하게 됐다.

이번 멜론은 내게도 곡성군에도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 만 38년간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곡성군의 많은 마스터들이 함께 참여했다. 곡성멜론 대표이사와 K멜론 공선회회장, 농업전문컨설팅 전문가, 농업 마케팅 전문가, 요리사가 함께 만든 멜론인 만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 노력해서 일본의 유바리 멜론이나 시즈오카의 멜론처럼 한 통당 가격이 30만원에 달하는 격이 다른 멜론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이달 중에는 창담동 SSG와 도곡동SSG에서 이틀간 한 통당 10만원에 200개 한정으로 선보이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더욱 노력해서 언젠가는 일본 시즈오카나 유바리 멜론 못지않은 멜론을 대한민국에서도 꼭 만들어 내고 말 것이다./‘식탁이 있는 삶’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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