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함께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바라 보는 것을 꿈꾸며 캠핑을 가는데 막상 음식 준비하다 보면 지쳐서 별 보는 것도 까먹을 때가 많죠.”
서울의 한 캠핑장에서 만난 채승웅씨 가족은 주변에서 알아주는 캠핑 마니아다. 모래 위에 그림 작품을 만드는 샌드아티스트가 직업인 채씨는 주말에 일이 많다 보니 시간을 내서 틈틈이 가족들과 캠핑을 즐기려고 한다. 하지만 캠핑을 계획할 때 엄두가 안 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음식이다. 특히 여름철 더운 날씨에 음식 준비는 그야말로 고역이다. 음식을 해 먹는다고 생각하면 소분한 양념부터 고기와 야채 등 재료준비과정에서 이미 진이 다 빠진다. 또 캠핑을 자주 다니다 보니 ‘캠핑=바비큐’라는 공식도 이젠 지겹다. 캠핑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는 음식이었지만 가정간편식(HMR)을 접하고 나서 채씨와 아내 장현숙씨도 캠핑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줄어들었다.
◇야외에서도 한 상 가득 차리는데 20분이면 끝= 채씨 부부에게 캠핑은 정말 좋지만 준비는 부담이었다. 캠핑의 달콤한 시간을 위해 막상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재료 준비도 준비지만 캠핑장에 도착해서 요리 시간도 만만치 않다. 삼겹살과 된장찌개를 먹는다고 치면 고기를 프라이팬에 굽고 찌개를 끊이고 먹고 설거지까지 마무리하는 시간이 3~4시간은 족히 걸렸다. 장씨는 뭔가 캠핑과 요리가 ‘주객전도’된 느낌을 받았다. “캠핑이 가족들끼리 얼굴 보면서 물끄러미 해가 뜨고 지는 것도 보려고 가는 것인데 사실 캠핑 음식이 부담이 됐어요. 가기 전부터의 재료 준비에 가서 요리 준비하다 보면 두 아이와 함께 부대낄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이번 캠핑에서 채씨 부부가 준비한 음식은 홈플러스 HMR 브랜드 ‘올어바웃푸드’의 부대찌개, 폭립, 냉면, 찜닭. 직접 재료 손질부터 준비했다면 캠핑메뉴로 엄두도 못 냈을 메뉴들이다. 부대찌개 간편식은 라면 사리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냄비에 넣고 물이 끊어 오르면 2분간 가열 후 라면 사리를 넣고 다시 4분간 더 끓이면 완성된다. 냉면은 면을 손으로 푼 뒤 물이 끓어오르면 약 1분간 삶아주면 완성이다. 찜닭은 불린 당면을 준비해놓은 다음 봉지를 뜯어 냄비에 내용물을 붓고 당면을 넣고 약 7분간 가열하면 근사한 요리가 탄생한다. 요즘은 캠핑장에도 전자레인지가 구비돼있어 시간을 더 단축할 수도 있다. 결국 이 모든 메뉴들로 근사한 한 상을 차리는데 20분이면 충분했다. 설거지 역시 5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맛있게 먹고 난 뒤 시간은 온전히 아이들에 집중할 수 있는 것 역시 캠핑에서 간편식이 선물해 준 시간이다.
◇‘캠핑=바비큐’ 공식은 이제 그만= 채씨 부부의 첫째 호연이는 닭 요리를 좋아하고, 둘째인 채린이는 돼지고기를 선호한다. 모처럼 야외로 나온 캠핑에서 두 아이의 식성을 모두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캠핑의 단골 메뉴인 바비큐도 두 아이들에겐 더 이상 매력요소가 되진 못했다. 하지만 간편식을 만나고는 두 아이의 각기 다른 식성은 물론 찌개를 좋아하는 아빠와 볶음밥과 냉면을 선호하는 엄마의 식성을 모두 맞출 수 있게 됐다. 특히 호연이가 좋아하는 닭갈비는 매운맛의 강도까지 선택할 수 있다.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채린이를 위해선 비비큐 폭립이 제격. 폭립은 참나무로 훈연 조리한 후 과육이 들어간 양념으로 숙성해 간편식 중에서도 인기 메뉴다. 등갈비는 원래 손이 많이 가는 요리였지만 프라이팬에 간편히 조리할 수 있게 돼 캠핑요리의 강자로 뜨고 있다. 찌개 마니아인 아빠 채씨를 위해 올어바웃푸드의 매출 1위인 ‘진짜스팸부대찌개’를 준비했다. 부대찌개의 핵심 아이템인 햄, 소시지가 듬뿍 담긴데다 스팸과 한우사골 육수로 국물을 내 진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다. 또 5가지 소시지와 야채, 라면 사리, 육수, 김치까지 손질할 필요없이 포장돼있어 캠핑장에선 더욱 빛을 발한다.
캠핑에서 가족별 취향을 모두 맞추는 것은 불가능이지만 간편식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장씨는 “간편식을 만나고선 캠핑에서 첫째와 둘째 아이가 서로 좋아하는 것을 먹겠다며 싸우는 일도 사라졌다”며 “간도 딱 맞게 나와서 양념이나 재료가 여의치 않은 캠핑장에선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간편식의 등장으로 캠핑요리의 지평도 넓어졌다. 닭볶음탕만큼 사랑받는 닭 요리 중 하나지만 직접 요리해 먹기에는 부담스러웠던 찜닭을 캠핑장에서도 맛볼 수 있다. 국내산 닭고기와 특제 간장소스, 쫄깃한 납작 당면으로 찜닭의 본고장인 안동 맛을 구현해냈다. 닭을 손질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빠른 시간 내 조리는 덤이다. 냉면 역시 라면만큼 쉽다는 게 캠핑족들의 전언이다. 동치미 물냉면은 메밀가루를 사용해 만든 면발과 달큰한 국내산 무로 담근 동치미를 자연 숙성해 깊은 맛을 낸다.
캠핑에서 밤하늘을 보면서 먹는 야식도 빼놓을 수 없다. ‘불맛나는 직화불곱창’과 ‘불맛나는 직화불막창‘은 참숯직화로 초벌구이한 막창과 곱창에 매콤한 양념과 불맛을 더해 술안주로 제격이다. 양파와 대파, 깻잎 등을 넣어 프라이팬에 볶아주면 아삭한 식감과 함께 매운맛을 조절할 수도 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사진=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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