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크지 않지만 우주에 대해 확고한 비전을 품고 나아가는 것은 우주에서 현실의 문제 해결과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큰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룩셈부르크·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에서 온 우주 전문가들은 18~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스페이스포럼’에서 우주에 대한 비전에 대해 이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이 포럼은 오는 21일(한국시간)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주관했다.
에티엔 슈나이더 룩셈부르크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은 “우리는 작은 나라지만 어떤 국가보다 우주에서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큰 꿈을 꾸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룩셈부르크 국내총생산(GDP)의 2%는 우주 산업에서 나오는데 지난 1980년대부터 미래 먹거리를 찾고자 우주 산업에 투자해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 결과 세계에서 정지궤도와 중궤도에 73개의 인공위성을 운용 중인 세계 최대 위성운용사 SES 등이 나올 수 있었다. 슈나이더 부총리는 “우주국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우주 기업들이 사업을 할 수 있게 생태계를 마련하고 유럽우주국(ESA)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나사르 알하마디 아랍에미리트(UAE) 우주청 국제협력담당관은 “우주 산업은 과학기술뿐 아니라 사회·경제에 무궁무진한 이익을 주고 국제협력을 촉진한다”며 “우주청을 2014년 설립했지만 확고한 비전을 갖고 엄청난 꿈을 꿔왔다. 내년 1월 화성 탐사 궤도선을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UAE는 2015년 화성 탐사를 계획한 뒤 2017년 설계에 이어 올해까지 제작·조립·시험을 마치고 내년 초 발사해 건국 50주년이 되는 2021년부터 2~3년간 화성 궤도를 돌며 데이터를 전송받을 예정이다. UAE는 두바이에 2021년까지 화성 환경을 모사한 ‘마스 사이언스 시티(Mars Science City)’도 설립하기로 했다.
올해 세계 최초로 민간 달 착륙에 도전한 이스라엘 스페이스IL의 요나단 와인트라웁 공동창업자는 “세 명의 엔지니어가 바(bar)에서 ‘우리 우주선 만들까’라고 한 뒤 목표를 세우고 달 착륙을 시도했다”며 “인류의 도전과제인 암 치료와 기후변화 해소, 화성 착륙 등도 이렇게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4월11일 무인탐사선 ‘베레시트(히브리어로 창세기)’를 달에 보내 착륙을 시도했으나 엔진 이상으로 추락한 바 있다. 와인트라웁 창업자는 2010년 구글이 주최한 달 탐사 기술 국제경진대회인 ‘루나X프라이즈’에 참여하며 우주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많은 연구기관과 대학의 도움을 받아 사실상 이스라엘 우주 산업계를 총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적은 예산으로 탐사선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50년 전 오늘, 인류는 달착륙을 통해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며 “우리도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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