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현장 100곳을 다녔습니다. 중소기업 현장에서 만난 CEO(최고경영자)들은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습니다. (스마트공장은) 어떻게 회사의 리더의 관심을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합니다.”
김종호 삼성전자 사장이 스마트공장이 확산되려면 도입하려는 기업 대표의 관심이 우선돼야한다고 밝혔다. 스마트공장 보급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과제다. 김 사장의 조언은 단순한 시설 ·자금 지원보다 기업의 스마트공장에 대한 인식전환이 선결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종호 삼성전자 사장은 19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상생형 스마트공장 공급기업 워크숍에 방문했다. 예정에 없던 ‘깜짝방문’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공급기업 관계자들 상당수는 삼성전자와 중기중앙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가했다.
김 사장은 “시스템 공급기업을 만나면 ‘중소기업에 전산화 보다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을 해주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업무 프로세스가 정리된 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확산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광주사업장을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공개한 자리에서도 ‘상생형 스마트공장 혁신’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날 김 사장은 과거 삼성전자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재 납품 기한 단축 사례를 소개하면서 기업 대표의 인식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0년 전 삼성전자가 자재가 입고되는 기간을 단축하려고 했는데 정시에 들어오는 정확도가 50%를 넘지 못했습니다. 100여곳의 협력사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컴퓨터를 놓고 납입지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을 물었는데 한 명도 없었어요. 중소기업의 리더들은 시스템 작업을 서무 직원이 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사용법과 중요성을 설명하니 일주일만에 정확도가 100% 가까이 올랐습니다. ”
김 사장은 스마트공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3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참석자들에게 조언했다. 생산계획을 갖췄는지, 불량품 관리가 제대로 됐는지, 자재는 쉽게 찾을 수 있는지다. 물론 3가지는 생산공정의 기초적인 요소다. 이 기본뼈대를 제대로 갖춰야 스마트공장이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기 어려울만큼 열악한 사업장이 많다는 지적도 담겼다. 김 사장은 “이 3가지 관점으로 공장을 바라보고 기초 단계에서부터 현장을 개선하면 회사는 변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자신이 생산현장을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소개했다. “(상무시절) 생산현장의 조장들에게 ‘오늘부터 저는 생산을 몇 대 하는지, 불량품이 몇 개인지 질문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오직 컴퓨터로 확인하고 경영하겠다고 하고 직원들도 컴퓨터로 업무하라고 얘기했어요. 이렇게 현장의 시스템이 생활화하도록 바뀌어야 합니다. 시스템 공급기업은 (도입기업의) CEO가 시스템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날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도입 성공 사례로 삼송캐스터 사례를 들었다. 바퀴류를 제조하는 삼송캐스터와 3개 협력사를 함께 스마트공장화에 성공한 ‘패밀리혁신’ (삼성전자의 원·하청 공동 스마트 공장화 사업)사례다. 이들 기업은 전 직원이 기존 현장의 문제점을 찾고 삼성전자로부터 지원을 받아 시설을 현대화했다. 그 결과 원가가 약 40% 절감됐고 불량률은 86%나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5년간 600억원을 투자해 2,5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할 방침이다. 해당 공장에 파견되거나 관련 업무를 맡는 삼성전자 직원은 200명이다. 정부도 500억원을 지원한다.
김 사장은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이 성공해 3년 후 멀게는 10년이 지나도 발자취가 남길 바란다”며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 크게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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