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프리미엄이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지 3일 째 되던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거리에서 타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타다 프리미엄 택시를 호출했다. 운행 대수가 적어 잘 안 잡힐 것으로 생각됐지만, 실제 호출 버튼을 누르자마자 수초도 채 지나지 않아 인근 택시가 배차됐다는 알람이 울렸다. 애플리케이션 내 지도에는 매칭이 이뤄진 택시의 현재 위치와 이동 동선이 나왔다. 또 택시 기사의 이름, 사진, 차량의 상세 정보, 그리고 예상 운행 금액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차된 지 8분 후 도착한 택시는 서울시로부터 운행 인가를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번호판이 노란색이었다.
“**씨 맞으십니까?” 정중하게 예약자를 확인한 기사는 기자가 택시에 탑승하자 “내비게이션대로 운행할까요?”라고 물으며 운행 길에 대해 고객의 의견을 먼저 물었다. 실내는 매우 쾌적했다. 중형택시를 30여년 가까이 운행했고, 고급 택시 면허 기준에 따라 최대 5년 이상의 무사고 경력을 갖춘 베테랑 운전사답게 차량 운행은 안정적이었고, 소음이 적어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다.
11인승 승합차 호출서비스 ‘타다 베이직’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인 이용자의 편익을 중심에 둔 서비스도 그대로였다. 스마트폰 충전기 케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이동 시 중요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경우 용이했다. 또 기사가 먼저 손님에게 말을 걸지 않는 원칙도 같았다. 기사는 “손님이 먼저 말을 걸지 않는 이상 기사가 말을 걸지 않도록 교육받았다”고 말했다.
또 타다 프리미엄은 부제에 따라 근무해야 하는 기존 개인택시와 달리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근무할 수 있다. 타다 프리미엄 운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기사는 “나이가 60이 넘다 보니 낮에만 좀 더 편하게 일을 하기 위해 타다 프리미엄을 신청했다”며 “아침 7시 30분쯤 출근해서 오후 6시 조금 넘으면 퇴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기사 중에는 요금이 비싼 출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운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요금도 서비스 대비 합리적이었다. 이날 광화문에서 강남역까지 이동한 거리는 약 10km 남짓으로, 약 40분간 이용한 요금은 2만1,400원이었지만 타다 프리미엄 오픈을 기념해 발급받은 5,000원 할인 쿠폰이 적용돼 1만6,400원만 결제했다. 출퇴근 시간이라면 탄력요금제가 적용돼 훨씬 많은 요금이 나왔겠지만 수요량이 적은 평일 오후 같은 거리를 이동할 때 나오는 중형 택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아직 서울시로부터 인가를 받은 택시 기사의 수가 적어 운행 대수가 14대뿐인 점이 타다 프리미엄의 숙제로 남았다.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파주에 갔다가 다시 빈 차로 서울에 돌아왔다는 기사는 “운행 대수가 많아져서 손님을 서울 외곽에서도 태워 들어올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하면서 타다 프리미엄 같은 고급 택시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제안한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의 경우 사용자 기여금이나 택시 면허 매입금 등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 고급 택시처럼 차량 한 대당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에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타입1(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은 수익성이 높은 고급 택시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