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 군소정당의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잡음이 나오고 있는 바른미래당에서는 몸싸움이 벌어져 급기야 119까지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고 민주평화당에서도 당권파와 반당권파의 설전이 이어졌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는 “임재훈 사무총장이 지난 21일 유승민 전 대표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에게 저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게 사실이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 문제”라며 “유 의원은 당의 진상조사 절차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압박했다. 퇴진파는 들고 일어났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연일 혁신위 재개를 요구하고 장기간 단식까지 하는데 유야무야 시간을 끄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이런 무책임한 당 대표와 지도부가 어디 있느냐”고 반발했다. 이어 양측은 발언권도 얻지 않고 고성의 상호 비방전을 벌였다.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도 채 5분을 넘기지 못하고 끝났다.
이후 혁신위원들은 “혁신안을 최고위에 상정하기 전에는 나가지 못한다”며 손 대표를 가로막으면서 양측의 거센 몸싸움이 벌어졌다. 혁신위 정상화를 요구하며 11일째 단식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은 “저를 밟고 가시라. 뒷골목 건달도 이렇게는 정치 안 한다”며 “이게 손학규식 정치냐.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없느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대치는 약 10분간 계속됐으며 결국 손 대표 측은 물리력을 동원해 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이 과정에서 권 위원이 바닥에 쓰러졌고 119 구급대에 의해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상황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오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유승민·안철수 두 대표가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든 정당”이라면서 “손 대표 개인의 사당이 아니다”라며 흐느꼈다.
민주평화당의 집안싸움도 계속됐다. 정동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당원의 뜻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대안정치연대’라는 탈당그룹을 결성한 것은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지난달부터 최고위에 불참하는 유성엽 원내대표, 최경환 최고위원 등을 향해서는 “이렇게 계속 당무를 거부하는 것은 명백한 징계 사유”라고 경고했다. 서진희 청년 최고위원은 반당권파 배후로 박지원 의원을 지목하면서 “박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직을 명예롭게 마치고 정계 은퇴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대안정치연대의 장정숙 대변인은 “정 대표의 결단만 있으면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더 커질 수 있다”며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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