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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 OLED 기술을 둘러싼 세계 전자업체들의 혈투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의 칠흑 같은 잉크빛 화면을 둘러싸고 세계 유수의 전자회사들이 혈투를 벌이고 있다. Andrew Nusca

최근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본 일이 있나? 분명 있을 것이다. 거북목을 한 채 스마트폰을 봤거나, 차에서 엔테터인먼트 동영상을 언뜻 봤을 수도 있고, 대형 TV 화면을 넋 놓고 바라본 적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심 아이폰의 스크린 타임 Screen Time 앱/*역주: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기기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제한하는 앱/이 당신의 이런 활동들을 전부 계산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당신의 대가족 중 누군가가 올린 정치적 소셜미디어 포스팅에 댓글을 다는 시간이 평균보다 두 시간 정도는 더 많을 것이다).

물론 반짝이는 패널에 이끌리는 건 불나방과 같은 동물적 본능이다. 하지만 최신 디스플레이들을 본 적이 있는가?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일단 선들이 곧고 색들이 통통 튄다. 그리고 칠흑 같은 새까만 화면에 정신 없이 빠져든다. 당신이 갖고 있던 기존 제품 화면과는 완전히 다르다. 바로 OLED라는 기술 덕분이다.

OLED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Organic Light Emitting Diode)의 약자로, 과거 10년간 디스플레이 업계를 지배해온 LED와 LCD기술과도 몇몇 단어가 겹친다. 하지만 이 기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LG전자 미국지사 대변인 존 테일러 John Taylor는 ”OLED는 자체적으로 빛을 발산하기 때문에 화질 측면에서 정말 확실한 우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모든 픽셀 하나하나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단계의 검정색을 만들 수 있다. 뛰어난 화상을 구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사진=포춘US] 2017년 베를린에서 열린 IFA 소비자가전 전시회에서 참석자들이 LG가 천장에 구현한 OLED 화면을 바라하고 있다.




OLED는 가격 또한 훨씬 비싸 고급 시장 부문을 장악하고 있다. OLED가 들어간 제품은 휴대폰(720달러를 호가하는 삼성 갤럭시 S9)에서부터 TV(LG의 2,000달러짜리 C8)까지 다양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삼성과 LG, 소니 등 소수 회사들이 공급을 독과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장조사기업 IHS 서울 지사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을 분석하고 있는 제리 강 Jerry Kang은 ”거의 대부분의 회사들이 삼성과 경쟁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며 ”나머지 기업들이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리 강이 속한 HIS는 모바일 기기의 확산에 따라 글로벌 OLED 시장규모가 2018년 260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375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 싸움에서 누가 이기느냐는 기기에 달려있다: 삼성은 세계 2대 휴대폰 제조업체(자사와 애플)에 OLED 디스플레이를 납품한다. 하지만 초창기 뜻하지 않게 OLED를 반대하는 결정을 내리는 바람에, 프리미엄 TV 시장은 LG와 소니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HIS에 따르면, 두 업체는 2017년 전 세계 총 판매량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삼성 디스플레이 대변인은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앞세워 잠재력이 큰 시장을 계속 확대해나갈 것이라 확신한다“며 회사가 18년 전부터 OLED 기술 개발에 투자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OLED를 둘러싼 전쟁은 더욱 격해지고 있다. 가격이 계속 떨어졌고, 한때 프리미엄이란 수식어가 붙었던 혁신 제품이 이젠 주류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마침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을 눈앞에 두고 있다. LG의 테일러는 ”그럼에도 OLED는 여전히 신생 기술이다. 지금 밟고 있는 액셀에서 발을 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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