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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올라탄 K바이오 '신약 개발' 속도

연구기간·비용 등 효율성 커

신약 개발과정 AI 활용 늘어

정부도 플랫폼 구축 지원 나서

美벤처 손잡은 SK바이오팜

대웅·JW중외·일동제약 등

신약 후보물질 발굴 부푼 꿈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속도가 생명인 신약개발 과정에서 AI를 활용할 경우 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 데이터 확보, 개발 타당성 검토에 이르기까지 연구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 4월 AI 기반 신약개발 회사 투자아(twoXAR)와 비소세포폐암 치료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투자아는 방대한 데이터 기반의 AI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다. 앞으로 투자아는 SK바이오팜이 구축한 인공지능 약물설계 플랫폼을 바탕으로 폐암 치료 가능성이 높은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2014년 제약업계 최초로 사내 별도 AI 연구팀을 두고 특정 질환과 약물 간 연관성을 추적해 환자 맞춤형 후보 물질을 발굴해 왔다. 지난 1월에는 공학박사 등 AI 전문인력이 포함된 헬스케어인공지능사업부로 기존 조직을 확대 재편했다. 지난해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와 산학협력을 체결하고 신약 개발 체계에 빅데이터와 AI 기술 접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네이버와 손잡고 AI 기술과 제약·병원 데이터를 활용한 헬스케어 벤처 ‘다나아데이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JW중외제약의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는 300종이 넘는 암 세포주, 조직, 유전자 정보 등을 데이터를 축적한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를 보유 중이다. JW중외제약은 지금까지 클로버를 활용해 신약 후보 물질 9종을 발굴했고, 이 가운데 3개는 임상 단계에 돌입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9월부터 국내 AI 기반 신약발굴 업체 심플렉스와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 물질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심플렉스의 AI를 활용해 후보 물질 발굴을 진행해보니 회사가 자체 보유 데이터를 활용한 고속대량약물검색(HTS) 시스템보다 정확도가 높아지고 효율성이 커졌다”며 “약효 성공률이 기존 5%에서 30%로 증가했고,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기간이 2~3년에서 1년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구원 5명이 1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것에서 2~3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미약품, 보령제약, 신풍제약, 셀트리온, 메디톡스, SCM생명과학 등도 세계 최대 임상 데이터를 가진 업체로 꼽히는 미국 ‘메디데이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임상시험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AI 및 신약개발 전문가로 구성된 6개 연구팀과 운영기관이 참여한 ‘AI 활용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오는 2021년까지 258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지난 3월 2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AI 신약개발지원센터’의 문을 열고, 각 연구기관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통합해 업체들의 신약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잇달아 양해각서(MOU)를 맺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활용을 위해서는 제약회사, 병원, 정부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각 제약회사가 AI 업체와 1대 1 파트너십을 맺는 게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플랫폼을 구축해 이들을 업체의 협력을 상시화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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