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검색엔진 최강자 네이버가 콘텐츠, 웹툰, 동영상에 이어 금융까지 진출하며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영업 이익이 7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25일 네이버는 2·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조6,303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7.9%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8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무려 37.8% 감소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앞으로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도전을 지속하고, 적시에 투자를 지원해 각 사업들이 독자적으로 성공하는 발판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전날 네이버페이 사내독립법인(CIC)을 분사해 오는 11월 1일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를 신규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한 대표는 “분사를 하면 금융관련 라이선스 취득이 쉬워지고 규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금융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페이가 확보한 월 1,000만명의 결제 고객을 바탕으로 전국 260만개의 중소 사업자를 네이버에서 검색해 예약하고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흐름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쇼핑도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이용자와 판매자 간의 효율적인 연결 흐름을 강화하는 중이다. 한 대표는 “2분기 네이버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며 “네이버의 구매데이터와 분석 툴을 기반으로 다양한 역량을 가진 제조업체와 협력해 건강한 커머스 생태계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웹툰과 브이라이브(V LIVE) 등 콘텐츠 서비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 대표는 “웹툰의 경우 글로벌 거래액이 전분기 대비 50% 이상의 빠른 성장했다”며 “작가 육성부터 수익화까지 선순환 구조가 성공적으로 정립되고 있으며, 하반기엔 글로벌 웹툰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네이버는 영화사 ‘스튜디오 N’을 통해 인기 웹툰과 웹소설 등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하는 2차 콘텐츠 사업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부터 방영 중인 KBS 드라마 ‘저스티스’를 비롯해 ‘타인은 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녹두전’ 등도 하반기 방영을 준비 중”이라며 “콘텐츠가 국경을 넘어 공유되고 다양한 수익화 기회를 제공하는 네이버만의 창작 생태계를 마련해 차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방탄소년단의 영국 웸블리 공연을 성공적으로 생중계 한 브이라이브도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 대표는 “라이브 공연 상품이 팬들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안방에서 공연을 즐길 기회를 제공했다”며 “올해 말까지 100만 유료회원 확보를 통해 팬과 스타가 모두 만족하는 글로벌 대표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