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 이탈리아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 경기 시작 6분 만에 K리그의 오스마르가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가르자 6만여 관중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눈 깜짝할 새 벌어진 순간이라 시청자나 관중 모두 골이 나왔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때, SK텔레콤(017670)(SKT)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에서는 멀티뷰를 통해 공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강력한 회전력을 받아 곡선 궤적을 그리며 왼쪽 귀퉁이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감독이 펼치는 작전을 느낄 수 있도록 골대 뒤에 배치된 ‘전술 캠’ 덕분이었는데, 일반 시청자들은 골이 터진 뒤 1분이 지나 세 번째 다시보기 장면이 나올 때 이 모습을 봤다.
스타 선수만 시종일관 좇는 ‘스타플레이어 캠’은 이날 등번호 17번을 달고 뛴 유벤투스 공격수 만주키치 모습을 내내 보여줬다. 프리킥 기회에서 만주키치가 K리그 선수들을 따돌려 빈공간을 찾아 공을 받는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기대를 모은 호날두는 오직 ‘벤치 캠’에서만 등장했다. 후반 들어 호날두가 양말을 새로 신고 축구화 끈을 다시 묶는 장면이 그대로 나오며 출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연습 때 입던 분홍색 유니폼을 계속 착용한 모습에 실제 출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도 벤치 캠을 통해 할 수 있었다.
이날 SKT는 축구게임 하듯 위에서 내려보는 ‘부감 캠’까지 4대의 풀HD(FHD)급 카메라를 동원에 멀티뷰 중계를 펼쳤다. 5세대(5G) 기반 멀티뷰로 축구경기를 생중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옥수수 시청자들은 일반적인 중계 영상에 SKT의 4가지 멀티뷰를 원하는 대로 골라봤다.
SKT는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 2019’ 골프대회를 세계최초로 5G 멀티뷰 중계했으며 게임과 음악 등으로 멀티뷰를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SKT 관계자는 “기존에는 방송국이 편집해주는 영상만 봤지만 앞으로는 멀티뷰로 시청자가 편집자가 돼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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